"꽃이 지고, 홍수가 나고 벼락이 쳐도 내 책임이다. 모든 책임을 지고 그 어떤 변명도 없는 자리가 바로 조선의 임금이란 자리다". 2011년 인기 방영된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큰 산불 소식을 접한 세종의 한탄이다.
지난달 21일 경남 산청군을 시작으로 경남·북에서 발생한 산불은 열흘이 흐른 30일에야 주불을 껐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피해 면적은 서울시 면적의 80%인 4만8106㏊에 이른다. 사망자 30명을 포함해 75명의 인명피해를 낳은 괴물 산불이었다.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조선시대 산불 기록을 들여다보자.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큰 화재는 550건으로 백성의 부주의와 방화가 주된 원인이었다.
성종 20년(1489년) 강원도 관찰사 이육(李陸)이 쓴 보고서에는 '2월 양양에서 산불이 일어나 민가 205호, 낙산사 관음전, 간성 향교가 불타고 민간 저장 곡식이 모두 재가 됐다'라는 내용이 있다. 현종 13년(1672년) 5월에는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릉, 삼척, 울진까지 번져 민가 1천900여채, 관아 창고, 군기고가 전소하고 65명이 죽었다'. 순조 4년(1804년) 4월에는 '강원도 동해안 산불로 민가 2천600채, 사찰 6개소, 배 12척이 전소하는 재산피해와 함께 6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라는 기록이 있다.
당시 산불 폐해를 막기 위해 세종은 "봄과 가을에는 산불을 금하라", 성종은 "초목이 생장하는 봄철에 불태우는 것은 천심(天心)을 위배하는 것으로 엄하게 금하라", 태종은 "1월 경칩 이후에는 절대로 불을 놓지 말라"라는 금령을 내렸다. 예나 지금이나 대형 산불 원인은 천재(天災)보다는 인재(人災)가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 생활 속 산불조심은 필수이자 의무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지난달 21일 경남 산청군을 시작으로 경남·북에서 발생한 산불은 열흘이 흐른 30일에야 주불을 껐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피해 면적은 서울시 면적의 80%인 4만8106㏊에 이른다. 사망자 30명을 포함해 75명의 인명피해를 낳은 괴물 산불이었다.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조선시대 산불 기록을 들여다보자.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큰 화재는 550건으로 백성의 부주의와 방화가 주된 원인이었다.
성종 20년(1489년) 강원도 관찰사 이육(李陸)이 쓴 보고서에는 '2월 양양에서 산불이 일어나 민가 205호, 낙산사 관음전, 간성 향교가 불타고 민간 저장 곡식이 모두 재가 됐다'라는 내용이 있다. 현종 13년(1672년) 5월에는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릉, 삼척, 울진까지 번져 민가 1천900여채, 관아 창고, 군기고가 전소하고 65명이 죽었다'. 순조 4년(1804년) 4월에는 '강원도 동해안 산불로 민가 2천600채, 사찰 6개소, 배 12척이 전소하는 재산피해와 함께 6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라는 기록이 있다.
당시 산불 폐해를 막기 위해 세종은 "봄과 가을에는 산불을 금하라", 성종은 "초목이 생장하는 봄철에 불태우는 것은 천심(天心)을 위배하는 것으로 엄하게 금하라", 태종은 "1월 경칩 이후에는 절대로 불을 놓지 말라"라는 금령을 내렸다. 예나 지금이나 대형 산불 원인은 천재(天災)보다는 인재(人災)가 많다는 것은 분명하다. 생활 속 산불조심은 필수이자 의무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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