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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경북 구미시 도개면 월림리 일대에 산불이 발생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
지난달 경북에서 발생한 최대형 산불로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면서 산불에 대한 도민들의 트라우마가 커지고 있다. 이달 들어 경북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르자, 도민들은 또 다시 큰 재난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8일 경북 구미시 도개면 월림리 일대에서 산불이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화재는 오후 3시11분쯤 발생해 인근 마을로 연기가 퍼졌다. 대피 문자를 받은 월림1리 주민 73가구 133명은 행정복지센터로 이동했다. 구미시는 이날 도개면 월림리, 가산리, 용산리, 동산리 마을 주민에게도 대피하라는 안전재난문자를 발송했다.
경북지역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산림청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경북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5건이나 발생했다. 6일 안동시, 7일 경주시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8일 하루 동안 경주·영덕·구미 3개 시·군에서 산불이 발생, 주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다행히 대부분의 산불은 인명 피해 없이 빠르게 진화됐지만, 주민들이 받는 정신적 충격은 결코 작지 않다.
안동에 거주 중인 박모(34)씨는 "안동에 또 산불이 났다는 문자를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며 "산불이 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이러냐. 불이란 말만 들어도 몸이 경직되고, 심장이 정신없이 뛴다"라고 말했다. 영덕군 영덕읍에 사는 김모(55)씨는 "이젠 산불이란 말만 들어도 오금이 저린다"며 "심지어 길을 걷다 타는 냄새만 나도 불안감이 엄습한다"고 고통을 토로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연평균 85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원인 조사 결과를 봐도 도민 불안을 키우는 요소가 많다. 입산자 실화가 27%로 가장 많고, 논밭두렁 소각(14%), 쓰레기 소각(11%), 건축물 실화(6%), 담뱃불 실화(4%), 성모객 실화(4%) 등 원인이 다양하다.
경북도 관계자는 "도민들의 불안감을 잘 알기에 산불 경계를 늦출 수 없다"며 "아무리 작은 산불이라도 헬기 등 모든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초기진화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