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오장칠부(五臟七腑)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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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23  |  수정 2025-04-23 07:28  |  발행일 2025-04-23 제27면
한의학에서 오장육부(五臟六腑)는 사람의 배 속 기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오장은 간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이고, 육부는 대장, 소장, 방광, 쓸개, 위, 삼초(三焦)를 일컫는다. 장(臟)과 부(腑)는 몸속의 창고 역할이다. 옛 흥부전 판소리에는 "오장칠부(五臟七腑)를 가진 놀부는 보통 사람보다 심사부(心思腑)가 하나 더 붙어 있어 '초상 곳에서 노래하고, 외상술값 억지 쓰고, 소경 의복에 똥칠하고, 걸인을 보면 자루 찢기 일쑤'였다"라는 얘기가 나온다. 놀부의 오장칠부는 다름 아닌 심술부였던 것이다.

현대판 오장칠부도 있다. 오장육부처럼 신체와 늘 붙어 다닌다는 의미로 스마트폰을 오장칠부에 포함시켰다. 기술적으로 가장 수준 높은 휴대전화로 불리는 국내 스마트폰의 시조는 1984년 국내 최초 이동통신 서비스 '카폰' 에 이어 1988년 서울 올림픽 무렵에 사용된 무선전화기다. 1990년대 중반에는 서민용 수신 전용 무선호출기 일명 '삐삐', 1997년에는 '시티폰', 1998년에는 문자·그림·영상을 한꺼번에 처리한 개인용 'PCS 휴대전화'를 차례로 선보여 새로운 무선통신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이때부터 휴대전화가 눈에 띄지 않거나 몸에서 떨어지면 생기는 불안감으로 오장칠부라는 신조어가 생긴 것이다.

1988년 일명 '벽돌폰' 휴대전화의 첫 출시 가격은 무려 400만원을 웃돌았다. 당시 최저 임금 노동자의 3년치 급여보다 많은 액수로 500만~600만원이던 현대 포니 엑셀승용차 구매 가격과 맞먹었다. 스마트폰은 2015년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 표제어로 등재될 정도로 친숙하기 때문에 오장칠부로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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