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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기 대구시체육회장 |
2025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전환기 속에서 노년층의 건강과 삶의 질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활기차고 건강한 노년은 개인의 행복은 물론, 사회적 비용 감소와 공동체 활력 유지에도 필수적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최근 몇 년 사이 '파크골프'가 대표적인 생활체육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는 2000년대 초반 도입되어 2010년대 후반부터 인프라가 빠르게 확충되면서 본격적인 대중화의 길을 걸었다.
지역에서도 2007년 대구파크골프연합회가 창립된 이래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회원이 활동하며 각종 전국대회 석권은 물론, 해외 교류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명실상부한 '파크골프 메카'로 자리 잡았다.
파크골프의 순기능은 명확하다. 우선, 노년기에 취약해지기 쉬운 심폐 기능과 근지구력을 무리 없이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자연 속에서의 활동은 스트레스 해소와 우울증 예방에 도움을 주며, 사회적 고립감을 완화하고 인지 기능 유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지역 커뮤니티 중심으로 운영되는 파크골프장은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사회적 공간이 되며, 노년기 삶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 뒤에는 급격한 성장통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동호인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시설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무분별한 시설 확충 경쟁이다. 이로 인해 인근 주민과의 소음 및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 하천 부지 잠식 등 환경 훼손 논란, 특정단체의 사유화, 조성 후 관리 부실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운영상의 미숙함 역시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다. 체계적인 예약 시스템이나 안전 관리 규정이 미비하여 특정 시간대에 이용객이 과도하게 몰리면서 안전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파크골프가 진정한 노인 건강 복지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파크골프장 조성 패러다임을 단기적인 인프라 확충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수요 예측과 환경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지속가능성'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역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며, 민간과 지자체가 협력하는 투명하고 효율적인 운영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성숙한 이용 문화 정착을 위한 사용자 교육과 매너 강화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파크골프협회 등 유관 단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신규 이용자를 위한 무료 강습 기회를 확대하고, 안전 수칙과 경기 매너에 대한 교육 및 홍보를 꾸준히 실시하여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긍정적인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셋째, 현재 노인 세대에 집중된 이용자층을 중장년층이나 가족 단위로 확장하여 다양한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생활 스포츠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러한 과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때, 파크골프는 비로소 우리 사회 어르신들의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의 삶을 위한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영기 대구시체육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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