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교사 떠났다”…경북교사노조, 제주 교사 사망에 깊은 애도

  •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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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6 16:16  |  발행일 2025-05-26

'악성 민원 방치된 교육현장'

이젠 교권 보호 법제화 나서야…

경북교육청이 최근 사망한 제주 교사를 기리기 위해 마련한 추모 분향소. 경북교육청 제공

경북교육청이 최근 사망한 제주 교사를 기리기 위해 마련한 추모 분향소. 경북교육청 제공

제주의 한 중학교 교사가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경북교사노조가 깊은 애도를 표하며 26일 교육당국과 수사기관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학교는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 아니며, 교사의 헌신이 고통으로 되돌아오는 현실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번 사망 사건이 2년 전 서울 초등학교 교사의 순직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며, "교사를 향한 악성 민원과 그에 대한 무대응이 반복되는 가운데 또 하나의 생명이 스러졌다. 이 비극은 우리 사회가 교사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국교사노조연맹이 교사 4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66%가 "학교 내 민원 대응팀이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경북교사노조는 "교육 현장의 고통을 외면한 제도와 무관심이 교사를 사지로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노조는 △교사에게 직접 민원이 전달되지 않도록 민원 창구의 일원화 및 관리자 책임 강화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수 있는 법률 개정의 조속한 추진 등을 요구했다.


특히 반복적이고 비인격적인 민원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해선 "책임 있는 처벌이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교육청도 사망한 교사를 기리기 위해 추모 분향소를 마련했다. 이 분향소는 교직원과 도민 누구나 조문할 수 있도록 개방됐으며, 교사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고인을 애도하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미희 경북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사의 삶이 헌신과 희생으로만 기억되어선 안 된다"며 "이번 사건이 교사 보호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끄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권 회복과 함께 민원 대응 체계 전반을 재점검하고, 교사들이 존엄을 지키며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더욱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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