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2km 납제련공장 추진에 시민 반발
SK스페셜티·KT&G·노벨리스 노조까지 연대

영주납공장반대시민연대가 지난 12일 오후 7시 가흥안뜰공원에서 시민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납폐기물 공장 승인 반대 대규모 항의 집회를 가졌다. <영주납공장반대시민연대 제공>
경북 영주 도심에서 불과 2㎞ 떨어진 곳에 납제련공장이 들어설 위기에 놓이자,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다.
오는 18일 오후 7시, 영주역 앞 광장에서 영주납공장반대시민연대와 지역 노동조합이 공동 주최하는 대규모 반대 집회가 열린다. 이번 집회는 시 행정의 무책임, 소송 대응의 부실, 시민 안전 외면한 구조적 방관에 맞서 "침묵은 공범이다"라는 구호 아래 자발적으로 조직됐다. 이날 집회에는 영주시민을 비롯해 SK스페셜티, KT&G, 노벨리스 노동조합, 귀농귀촌 청년 공동체, 학부모, 청소년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한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월 24일, 납공장 인허가 행정소송에서 영주시가 대법원 패소하면서 시작됐다. 시민대책위와 변호인단은 대기오염물질 배출수치가 기준치의 최대 200배에서 375배에 이른다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시는 1심 이후 이 같은 핵심 자료를 법정에 제출하지 않고 사실상 방어를 포기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이길 수 있었던 싸움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더 큰 문제는 공장 측이 대법 판결 이후 재차 설립승인 신청을 접수했다는 점이다. 통상 한 달 안에 행정처리가 마무리되는 만큼, 이르면 오는 26일 전후로 승인이 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는 여전히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시민들은 직접 행동에 나섰다. '영주납공장반대시민연대'는 열흘 만에 1천850여 명이 오픈채팅방에 모였고, 플래카드 설치, 전단 배포, 서명운동, 아이들의 손편지 전달 등 각계각층의 실천이 이어지고 있다. 시내 곳곳에서 1인 시위가 매일 진행 중이며, 참여자들은 재능기부로 홍보물을 제작하고 가게에는 전단지와 서명부가 비치되고 있다.
이에 시민연대는 18일 오전 10시 영주시청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이날 저녁 영주역 앞 대집회에 이어 다음 날엔 영주시의회 앞 피켓 시위, 본회의 방청, 시 관계자 및 전 정당 시의원과의 시민 간담회까지 연속 행동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민들의 요구는 분명하다. 하루 2t의 납이 배출되고 기준치의 수백 배에 달하는 중금속이 도심 가까이에서 퍼져나가는 납제련공장을 막아달라는 것이다.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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