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달빛동맹, 이제는 브랜드다!

  • 윤병인 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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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9 06:00  |  발행일 2025-06-18
윤병인 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 책임

윤병인 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 책임

며칠 전, 광주에서 오신 여러 손님들이 대구의 미술관을 찾아주셨습니다. 달빛동맹 스포츠 교류단과 두 도시의 여성단체를 비롯해, 지난 2월에는 '소통과 나눔의 기쁨'이라는 의미를 담은 '달빛소나기'라는 이름으로 모인 영호남 청년들까지 다양한 분야의 광주 시민들이 대구를 방문하시고, 미술관을 함께 관람하였습니다.


'달빛동맹'은 대구의 옛 지명 '달구벌'과 광주의 순우리말 '빛고을'에서 각각 한 글자씩을 따온 명칭으로, 두 도시 간의 교류와 협력 사업을 의미합니다.


우리 일상에서도 달빛동맹의 상징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광주에는 '228'번 버스가, 대구에서는 '518'번 버스가 도심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광주의 228번 버스는 4·19역사관(광주고), 5·18기록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옛 전남도청) 등 민주화운동의 주요 공간을 지나며 역사를 되새기게 합니다. 대구의 518번 버스 역시 2·28기념공원을 중심으로 두 도시의 시민 정신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광주에서 "대구 지역 확진자를 광주에서 치료하겠다"며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이른바 '병상 연대'로 불린 이 결정은 전국적으로 깊은 감동을 주었고, 지역 간 연대와 상생의 정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는 상징적인 사례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제 달빛동맹은 행정과 경제를 넘어, 문화·예술·스포츠·관광 등으로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2038 하계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를 위한 노력과 함께 삼성라이온즈와 기아타이거즈, 대구FC와 광주FC의 경기는 각각 '달빛 시리즈', '달빛 더비'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두 도시의 다양한 문화적 유대는 지역 예술인들에게는 창작과 교류의 기회를, 시민들에게는 보다 풍성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제공하며 예술을 통한 달빛 시민들의 교감의 폭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대구시청에 근무할 당시, 달빛 시민들이 서로의 도시에 대해 품고 있는 생각을 담은 인터뷰 영상을 제작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2·28민주운동과 5·18민주화운동을 직접 겪은 어르신, 광주 출신의 남편과 대구 출신의 아내가 이룬 가족, 그리고 순수한 시선의 유치원생까지 각자의 비친 서로의 도시는 증오나 편견의 대상이 아닌, 공통의 역사를 공유하며 따뜻한 호기심과 애정을 나눌 수 있는 가까운 이웃이었습니다.


이처럼 문화와 예술을 비롯한 일상의 다양한 영역에서 이어지는 달빛동맹이 앞으로도 갈등과 대립을 넘어서는 힘이 되어, 진정한 화합과 상생의 상징으로 더욱 굳건히 자리매김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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