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전창록 영주비전경제연구원장 “영주는 행정·정치 모두 신뢰 상실…시민참여 제도화·책임정치 복원 시급”

  • 손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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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24 21:13  |  발행일 2025-06-24

영주다움 회복과 책임정치 복원이 신뢰 회복의 출발점"

전창록 영주비전경제연구원장은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창록 영주비전경제연구원장은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영주는 신뢰 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행정과 정치가 비운 자리를 시민의 참여와 상식으로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병현 기자

납 제련공장 유치 논란과 정치 지도자의 잇단 추락. 경북 영주는 지금 행정과 정치의 신뢰가 동시에 무너진 '이중 붕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시민사회는 "도대체 이 도시는 누가 책임지고 있는가"라는 회의에 빠져 있다.


이에 대해 전창록 영주비전경제연구원장은 "영주는 신뢰 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삼성전자 전략기획 임원 출신인 전 원장은 신뢰 회복과 브랜드 전환 전략을 연구해온 전문가다. 현재는 지속가능한 도시 모델과 시민참여 구조를 연구하고 있다.


전 원장은 영주의 신뢰 붕괴를 크게 두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는 납 제련공장 문제다. 그는 "시민들의 거센 반대에도 행정이 불투명한 절차와 소통 부족으로 대응, 결국 대법원에서 불허 처분이 번복되자 시민들은 행정이 시민을 지키지 못했다고 확신한 것 같다"고 밝혔다.


둘째는 정치 리더십 붕괴다. 시장은 선거법 위반으로 해임됐고, 지역 출신 도의회 의장은 금권 연루 혐의로 구속됐다. 전 원장은 "일련의 사건들로 영주시민들 사이에서 '이 도시를 누가 책임지는가'란 정치 신뢰가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납공장 논란은 단순한 환경 분쟁이 아니라, '영주다움'이란 도시 철학과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시민들은 사람과 생태 중심 도시를 원했지만, 행정은 법적 요건만을 따지며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치 신뢰에 대해서도 전 원장은 "문제는 인물이 아니라 정치문화"라고 강조했다. 시장과 의장의 일탈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이 대표를 검증하거나 견제할 수 없는 구조의 결과라는 것이다. 그는 'Good to Great'의 짐 콜린스를 인용하며,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시스템과 문화가 지금 영주에 절실하다"고 했다.


신뢰 회복을 위한 해법으로 전 원장은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시민 참여를 제도화해 초기 논의부터 결정 과정에 시민이 개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둘째, 도시의 철학에 대한 시민적 합의, 즉 '영주다움'에 대한 집단적 기준을 세우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셋째는 투명한 리더십과 책임정치 복원이다. 그는 "정치는 실수할 수 있지만, 책임지지 않는 정치는 더 이상 용납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전 원장은 "납공장을 막았다고 끝난 일이 아니다"라며 "행정과 정치가 비운 자리를 시민의 참여와 상식으로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뢰는 위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이번 위기를 더 나은 원칙과 문화로 전환해나갈 때, 영주는 다시 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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