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딥시크, AI 산업에 미칠 영향은?

  • 구경모(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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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07 05:32  |  발행일 2025-07-06
영남일보 구경모(세종)기자.

영남일보 구경모(세종)기자.

최근 중국 기업이 개발한 '딥시크'의 출현은 인공지능(AI) 산업에 큰 충격을 던졌다. 딥시크가 컴퓨팅 파워에 미치는 영향은 장단기로 구분해서 살펴봐야 한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관련 수요를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딥시크의 저비용 고효율 훈련 방식이 AI 훈련을 위한 컴퓨팅 파워 수요를 떨어뜨린다는 의미다.


그러나 저비용 고효율 훈련이 가능한 딥시크의 출현이 AI 기술 비용 감소를 가져와 AI 저변 확대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딥시크가 널리 보급되어 응용 분야가 확장된다면 오히려 딥시크를 활용한 추론(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을 위한 컴퓨팅 파워 수요는 궁극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의미다. 이는 증기기관의 출현이 석탄 소비 자체는 줄였지만, 전체 석탄 사용량을 증가시켰던 역사적 현상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딥시크의 출현이 컴퓨팅 파워의 성장 패러다임을 당장 변화시킬 것 같지는 않다. AI의 연산 능력은 대략 두 가지로 분류된다. △최첨단 범용 인공지능(AGI) 개발을 위한 탐색적 연산 능력 △일반 소비자를 위한 응용적 연산 능력(기존 추론 모델)이다.


지난 2년 동안 연산 능력 성장을 이끈 주요 원인은 탐색적 연산 능력의 증가 속도가 2년간 25배 성장했기 때문이다. 탐색적 데이터 분석 방식이 효과적이란 것이 지속적으로 입증되는 한 AI 연산 능력 성장 패러다임은 당분간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주요 글로벌 대기업들이 범용 AI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도 현재의 AI 성장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차세대 AI로 평가되는 AI 에이전트는 여전히 초기 단계로 대규모 상용화 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범용 AI를 중심으로 한 현재의 AI 발전 추세가 단기적으로는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딥시크는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대형 모델 시장에서도 A100, H800과 같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칩을 사용해 유사한 성능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2025년 이후 클라우드 컴퓨팅, AI 주권 등 여러 영역에서 엔비디아의 B200과 같은 최신 GPU의 보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딥시크가 여러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선보였다는 점도 주목된다. 딥시크는 모델 아키텍처 혁신, 훈련 방법의 혁신, 지식 증류 최적화, 추론 효율성 향상 등 여러 측면에서 기술 혁신을 선보였다. 특히 전문가 혼합(MoE) 아키텍처와 다중 헤드 잠재주의(MLA)의 도입은 모델의 성능과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러한 혁신은 딥시크가 성능과 효율성 및 비용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루게 했고, AI 기술 발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도록 했다. 특히 복잡한 수학, 물리 및 추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챗GPT보다 두 배 빠른 속도를 보이고 프로그래밍 문제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포괄적인 답변을 제공한다.


다만 AI모델 능력 향상은 점진적 발전 과정의 일환일 뿐이다. 생태계 조정 등 여러 가지 도전 과제가 남아 있다. 따라서 AI 발전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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