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알래스카 담판 ‘노딜’…우크라 휴전협상 안갯속으로

  •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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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16 14:20  |  발행일 2025-08-16
양 정상 “생산적” 자평 불구, 핵심인 ‘휴전’ 합의엔 실패
‘영토 문제’ 이견 못 좁혀…트럼프, 젤렌스키에 공 넘겨
외교 고립 탈피 푸틴 ‘성과’…트럼프, 압박 카드 꺼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 북부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만났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 북부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만났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15일(현지시각) 알래스카 대좌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에 대한 합의 없이 '노딜(No Deal)'로 막을 내렸다. 3년 반 가까이 이어진 전쟁의 출구를 모색하려던 국제사회의 기대감은 일단 늦춰지는 형국이다.


양 정상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생산적이었다"(트럼프), "건설적이었다"(푸틴)고 자평하며 긍정적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정작 전쟁 종식의 첫 단추로 주목받던 '휴전'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에 도달하진 못했지만, 가능성은 매우 크다"며 후속 협상의 여지만 남겼다.


◆ '영토 재획정' 등 핵심 이견…푸틴의 '양보' 없었다


이번 회담의 가시적 성과가 불발된 것은 휴전 논의의 최대 걸림돌인 '영토 재획정'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 보장' 문제에서 양측이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러시아는 돈바스 등 동부 점령지를 자국 영토로 인정하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반면, 우크라이나에 서방 병력이 주둔하는 등의 안전 보장 방안에는 난색을 표했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부터 러시아 점령지에 대한 영토 조정을 협상 카드로 삼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불가 입장을 밝히는 등 러시아 측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해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받아들일 만한 푸틴 대통령의 '반대급부'를 끌어내는 데는 결국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 외교적 고립 탈피한 푸틴, 트럼프는 '압박' 주저


이번 회담은 결과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외교적 실리를 안겨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까지 발부되며 극심한 고립에 처했던 푸틴 대통령은 개전 이후 처음으로 서방 주요국 정상과 마주 앉았다. 10년 만에 미국 땅을 밟으며 외교적 고립 상태에서 일부 벗어나는 성과를 거뒀다는 것.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백악관 복귀 이후 여러 국제 분쟁을 중재하며 쌓아 올린 외교적 명성에 상처를 입게 됐다. 특히 회담 후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러 제재 카드 사용에 대해 "지금은 그것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당장의 압박에는 선을 그었다.


오히려 "합의 여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며 공을 우크라이나 측으로 넘기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협상'의 시간을 연장하며 푸틴의 지연 작전에 말려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결국 6년 만에 푸틴과 재회하며 '브로맨스'를 과시한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협상 국면에서 대러 제재라는 압박 카드를 실제로 꺼내 들지, 아니면 현재의 유화적 기조를 이어갈지에 국제사회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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