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전 대구 수성구 수성못에서 열린 '2025수성못 페스티벌'에서 나들이객들이 수성구 마스코트 뚜비의 공연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윤호 기자 yoonhohi@yeongnam.com
대구 기초단체들이 지역 정체성을 담은 '캐릭터 마케팅 전쟁'에 나섰다. 정책 홍보, 관광 마케팅, 주민 친밀도 제고를 아우르는 전략이다. 이중 수성구와 북구, 달서구는 캐릭터를 단순한 마스코트가 아닌 공연·온라인몰·굿즈 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해 분주하다.
◆뮤지컬·온라인몰까지 확장…수성구 '뚜비'
수성구 캐릭터 '뚜비'는 망월지 두꺼비와 '두꺼비 바위 이야기'를 모티브로 탄생했다. 큰비가 올 때마다 마을을 지켜줬다는 전설을 결합해 상징성을 강화됐다. 최근엔 기후 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의미까지 담아내고 있다. 뚜비는 수익을 내는 캐릭터로도 자리 잡았다. 수성구청은 지난해 5월부터 뚜비 굿즈를 판매하기 시작해 10개월만에 매출 1억원을 넘겼다. 누적 매출은 1억6천만원, 공예 연계 매출까지 합치면 2억원을 돌파했다. 이달부턴 온라인몰 '뚜비몰'을 열어 굿즈 50여종을 판매한다.
환경 보존 캠페인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망월지 두꺼비 보호 활동, 아동·청소년 대상 환경 공연 등 100여 차례에 출연하며 메시지를 전했다. 어린이 뮤지컬 '뚜비와 달빛기사단'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올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특별초청작으로 선정되면서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다. 해외 진출까지 모색 중이다. 서울 코엑스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일본 오사카 '린쿠엑스포'에 참가했다. 내년엔 홍콩·대만 엑스포 참가도 예정돼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 '2025 우수문화상품'에 선정, 정부가 인정한 첫 공공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7월 대구 북구에 도입된 종량제 쓰레기봉투 디자인. 부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대구 북구청 제공.

어린이보호구역을 알리는 달수와 달희. 대구 달서구청 제공
◆생활 속 친근한 북구 '부키'…스토리텔링 강화하는 달서구 '달수·달희'
북구 캐릭터 '부키'는 수리부엉이를 형상화했다. 지금까지 제작된 부키 디자인만 86종에 달한다. 북구청도 부키 굿즈 제작에 열심이다. 아크릴 키링, 스마트톡, 페이퍼 디퓨저, 피크닉 매트 등이 SNS 이벤트를 통해 제공된다. 캐릭터 인형탈은 각종 지역행사에서 시민과 직접 만나며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북구청은 내년 중 조례 개정을 통해 캐릭터 사용을 민간에 개방할 계획이다. 지역자활센터 등과 협업해 굿즈 제작·판매를 추진, 주민과 공유하는 '공동체 캐릭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달서구는 2023년 기존 캐릭터 상표권 만료를 계기로 새 캐릭터 '달수와 달희'를 선보였다. 대구 최초 구석기 유물 출토지를 모티브로 한 '선사인' 캐릭터다. 달수와 달희는 지역 조형물 '이만옹'과 연계해 '달서 부족' 세계관을 확장 중이다.
달서구청은 향후 뮤지컬·애니메이션·굿즈 사업으로 이어가 스토리텔링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도 박람회, 축제, SNS 홍보 현장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캐릭터의 성패는 스토리텔링과 시민 참여, 일관된 관리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계명대 김광협 교수(광고홍보학과)는 "과거엔 내부 결속용 캐릭터가 많았지만, 이젠 관광과 외부인을 고려해야 한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갖추고,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든 캐릭터들이 살아남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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