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즐, 영업에 집중 500개 업체와 거래…틱폰, 군소 소셜커머스와 연합 추진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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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4-13   |  발행일 2012-04-13 제34면   |  수정 2012-04-13
진화하는 대구토종 소셜커머스 - 공룡자본에 맞선 생존전략
(1) 지역 대표 소셜커머스
“수수료 할인 내세운 메이저 소셜커머스의 싹쓸이 전략에 고전”
자정 아닌 정오에 신상품 올리거나 식자재·생활용품 등
제휴 확산으로 대응
반즐, 영업에 집중 500개 업체와 거래…틱폰, 군소 소셜커머스와 연합 추진
반즐의 은성원 대표가 4월 반즐 사이트에 선보일 기획 상품을 가리키고 있다.


“손님은 귀신입니다. 절대 속일 생각을 해선 안 됩니다. 모른 척 할 뿐입니다.”

은성원 반즐 대표(38)의 말이다. 은 대표는 업주들과 할인계약을 할 때마다 이 말을 빠뜨리지 않는다. 업주들이 할인기간 단기 수익의 유혹에 빠져 고객에게 상품의 양이나 가짓수를 줄이는 등 눈가림으로 영업을 하면 언젠가는 부메랑이 돼 업주에게 손해를 끼친다는 것이다.

그는 소셜커머스(이하 소셜)에 대해 문외한인 업주를 이해시키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팔았다. 손님은 싼값에 좋은 서비스를 제공받고, 서비스 제공 업체는 별도의 광고비용 없이 고객을 모을 수 있다고 해도 좀처럼 믿지 않았다.

“한번은 한 낙지식당 업주가 손님 50명을 데리고 오면 50%를 깎아 주겠다고 하기에 50명을 모시고 갔습니다. 주인이 놀라더군요. 이게 바로 소셜커머스입니다”라고 했지요.

반즐(www.banzle.com·대구시 남구 영남이공대 벤처창업센터)은 ‘대구를 반값으로 즐겨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지난해 3월 대구·경북을 론칭해 창립한 토종 소셜이다. 식당·뷰티숍·액세서리 가게 등이 주요 거래업체로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제휴사는 약 500개다. 물론 대구·경북지역만 제공한다.

반즐은 현재 대구지역 소셜 매출액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액은 11억원, 올해는 3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즐이 대구에서 처음으로 소셜을 시작한 건 아니다.

그러나 이처럼 고속성장을 하게 된 배경은 다른 업체보다 영업에 집중한 점이다. 현재 외주를 포함해 영업직원만 7명을 두고 있다. 하루에 접속하는 방문자수는 1만9천여명. 일반적으로 새로운 딜(deal)을 자정에 선보이는 업체와 달리 정오에 1~3개의 신상품을 올린다.

은 대표는 “20~30대 회원이 약 80%를 차지하며, 10대와 40대 이상이 20%정도 된다”고 밝혔다. 우리사회에서 50대 이후는 소셜커머스에 배제된 세대나 다름없는 셈이다.

반즐은 2018년까지 100억대의 매출을 달성해 코스닥에 상장하는 게 꿈이다. 장기적으로 대구은행이나 대구백화점같이 대구의 대표적인 소셜로 자리잡는 게 목표다.

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TV광고, 수수료할인경쟁을 통해 메이저 소셜이 야금야금 시장을 잠식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수수료수익률은 10%안팎에서 결정하지만, 메이저 업체들은 수익률을 더 낮춰 싹쓸이 전략으로 나오기 때문에 버티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대구지역의 또 다른 경쟁업체인 틱폰(www.tikpon.com·대구시 수성구)의 강현택 대표는 이 같은 경쟁에 대해 “한마디로 제살 깎아먹기입니다. 매출액만 높으면 뭘 합니까. 순수익이 바닥인데요”라고 말했다.

틱폰은 티켓과 휴대폰의 합성어로 2010년 10월 4천만원의 자본금으로 대구에서 론칭했다. 대구에선 소셜커머스를 일찍 시작한 편이다. 창업 6개월 만에 대구지역 1위로 올라서는 등 급성장을 했다. 지난해 초에는 월매출액 2억원을 달성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월 7천만~8천만원 정도다. 한때 서울과 울산에 지사를 두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1억2천만원에 인수를 제의받기도 했다. 현재 틱폰의 회원수는 약 3만5천명으로 매일 자정에 딜을 선보인다. 아리아나호텔, 수성아리아 등 주로 수성구지역에 있는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다.

강 대표는 “메이저급들이 수수료할인과 사은품공세로 지역의 소셜 업체를 고사시키는 작전을 쓰고 있습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보탬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메이저업체 때문에 죽을 맛입니다. 최근에는 수수료수익률을 4%까지 낮춘 데도 있어요. 적자지만 물량공세로 밀어붙이는 겁니다. 차라리 대구음식업협회같은 곳에서 ‘식당의 할인은 없다’고 선언이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핏대를 올렸다.

틱폰은 향후 군소 소셜이 연합해 메이저에 대항할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식당이나 카페 등 요식업 외에도 의류나 식자재, 생활용품업체와도 제휴를 맺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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