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축산품 발굴해 브랜드화…한우·게장 빅히트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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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04-13   |  발행일 2012-04-13 제35면   |  수정 2012-04-13
■온라인 판매대행 '그루나무'
지역 농·축산품 발굴해 브랜드화…한우·게장 빅히트
김동근 그루나무 대표(왼쪽에서 두번째)와 직원이 소셜커머스에 올릴 로컬푸드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처음엔 적자경영이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기업이지 않습니까. 저도 처음엔 퇴직금에다 아파트까지 팔아서 마이너스를 메웠지만 최근 두 달간 매출 10억원을 돌파하는 등 급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 한해 목표는 매출 100억원입니다.”

김동근 그루나무 대표(33)는 대구시 달서구 내당동에서 온라인 판매대행업체를 경영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대구시 중구 삼덕동 방천시장 반지하방에서 옥션이나 11번가 등 오픈마켓에 축산제품을 올리면서 홀로 창업했다. 창업 후 5달간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제품의 가격은 시장수준에 맞춰야 했고 광고비에다 25%에 달하는 판매대행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했다. 3달간 번 돈은 겨우 50만원. 월세에다 전기세를 빼면 남는 게 없었다.

김 대표는 이에 굴하지 않고 뚝심으로 버텼다. 그러자 여름이 지나고부터 매출이 오르기 시작했다. 9월에는 오픈마켓 11번가에서 한우제품으로 판매 1위에 올랐다.

“인터넷도 컴퓨터가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하는 거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정직하게 답변하면서 친밀감을 높였지요. 맛이 없으면 구차한 변명을 하기보다 솔직하게 해명하고 사과하는 영업방식을 택했습니다. 이후 김 대표는 한우뿐만 아니라 돼지, 닭, 오리 등 지역에서 생산되는 축산물과 가공품을 브랜드로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지금은 6명의 직원과 함께 주로 티몬이나 쿠팡 등 메이저 소셜커머스에 지역의 농축산품이나 가공식품을 대량으로 판매한다.

김 대표는 소셜커머스를 직접 운영하지 않고 기업과 기업간에 이뤄지는 상거래 즉 ‘B to B(Business to Business)’방식을 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역의 농·축산업체에서 생산되는 로컬제품을 전국에 많이 알려 제품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게 목적이다. 제휴한 업체와 수수료 수익률을 따지기에 앞서 ‘지역에서 생산되는 좋은 제품을 많이 알려야 업체도 살고 나도 산다’는 공생의식이 우선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히트를 친 고령한우와 팔공산게장제품의 성공을 발판으로 대구막창과 성주참외피클제품을 소셜커머스에 선보이려 하고 있다. 브랜드네임은 물론 디자인, 포장, 라벨에서 판매까지 대행해 주기 때문에 영세한 농축산업체에게 김 대표는 천사표나 마찬가지다.

유럽에서 유학생활을 하기도 했던 김 대표는 향후 유럽식 식빵과 치즈 등 육가공사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로컬푸드를 브랜드화시켜 사회적기업으로 만드는 게 꿈이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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