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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근 그루나무 대표(왼쪽에서 두번째)와 직원이 소셜커머스에 올릴 로컬푸드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페이스북도 처음엔 적자경영이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기업이지 않습니까. 저도 처음엔 퇴직금에다 아파트까지 팔아서 마이너스를 메웠지만 최근 두 달간 매출 10억원을 돌파하는 등 급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 한해 목표는 매출 100억원입니다.”
김동근 그루나무 대표(33)는 대구시 달서구 내당동에서 온라인 판매대행업체를 경영하고 있다. 지난해 2월 대구시 중구 삼덕동 방천시장 반지하방에서 옥션이나 11번가 등 오픈마켓에 축산제품을 올리면서 홀로 창업했다. 창업 후 5달간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제품의 가격은 시장수준에 맞춰야 했고 광고비에다 25%에 달하는 판매대행 수수료까지 부담해야 했다. 3달간 번 돈은 겨우 50만원. 월세에다 전기세를 빼면 남는 게 없었다.
김 대표는 이에 굴하지 않고 뚝심으로 버텼다. 그러자 여름이 지나고부터 매출이 오르기 시작했다. 9월에는 오픈마켓 11번가에서 한우제품으로 판매 1위에 올랐다.
“인터넷도 컴퓨터가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하는 거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정직하게 답변하면서 친밀감을 높였지요. 맛이 없으면 구차한 변명을 하기보다 솔직하게 해명하고 사과하는 영업방식을 택했습니다. 이후 김 대표는 한우뿐만 아니라 돼지, 닭, 오리 등 지역에서 생산되는 축산물과 가공품을 브랜드로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지금은 6명의 직원과 함께 주로 티몬이나 쿠팡 등 메이저 소셜커머스에 지역의 농축산품이나 가공식품을 대량으로 판매한다.
김 대표는 소셜커머스를 직접 운영하지 않고 기업과 기업간에 이뤄지는 상거래 즉 ‘B to B(Business to Business)’방식을 택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역의 농·축산업체에서 생산되는 로컬제품을 전국에 많이 알려 제품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게 목적이다. 제휴한 업체와 수수료 수익률을 따지기에 앞서 ‘지역에서 생산되는 좋은 제품을 많이 알려야 업체도 살고 나도 산다’는 공생의식이 우선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히트를 친 고령한우와 팔공산게장제품의 성공을 발판으로 대구막창과 성주참외피클제품을 소셜커머스에 선보이려 하고 있다. 브랜드네임은 물론 디자인, 포장, 라벨에서 판매까지 대행해 주기 때문에 영세한 농축산업체에게 김 대표는 천사표나 마찬가지다.
유럽에서 유학생활을 하기도 했던 김 대표는 향후 유럽식 식빵과 치즈 등 육가공사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로컬푸드를 브랜드화시켜 사회적기업으로 만드는 게 꿈이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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