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리포트] 허위 소개령(疎開令) 전파는 국가보안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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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9   |  발행일 2017-09-29 제8면   |  수정 2017-09-29
[변호인 리포트] 허위 소개령(疎開令) 전파는 국가보안법 위반
천주현 형사전문 변호사(법학박사)

악화일로에 선 남북정세와 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방법은 여럿 있을 수 있다. 종전에는 허위 ‘삐라’를 뿌리거나 허위 사이렌을 울리고 국가관서에 불을 질러야 삽시간에 나라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었는데, 지금은 인터넷을 나팔수로 이용해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최근 주한미군 가족과 군무원에게 ‘비전투원 소개작전(疎開作戰) 명령이 하달됐다’는 내용의 가짜 메시지가 대량 발송됐고, 놀란 주한미군 가족들의 소셜 미디어로 빠르게 전파됐다. 페이스북의 전파속도와 영향 범위는 엄청나다. 가짜 메시지가 ‘주한미군 공식경보: 실제 NEO(Noncombatant Evacuation Operation)명령 발령’이란 무시무시한 제목을 달고 있었으니, 그들의 놀란 마음도 이해가 간다. 사건의 심각성으로 인해 이 일은 주한미군 수사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미군 가족과 군무원을 국내에서 철수시키는 작전이 실시됐다는 소문을 퍼트린 유포자는 무엇을 노렸는가. 또 이러한 허위사실 유포는 현행법에 따라 어떠한 처벌을 받게 될까.

미국은 대한민국의 동맹 1순위이며 혈맹이다. 미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동맹국인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국내에 주둔하며, 유사시 우리나라를 위해 전쟁수행을 하게 될 강력한 전쟁 억제책이다. 미군 가족과 군무원이 한국을 떠나 국외로 분산되는 대규모 비상소개작전을 펼친 것이 사실일 경우 국내에서 전쟁이 임박할 뿐만 아니라 현재했다는 것을 뜻하며 대한민국의 정치, 사회, 경제질서는 급속도로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범인이 이런 점을 노리고, 나아가 한·미 당국간 사실확인 과정에서의 이간질을 노렸다면 이는 적국을 이롭게 하고 대한민국을 해롭게 한 것이다.

이런 행위를 엄단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은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가 형법 제93조의 여적(적국과 합세해 대한민국에 항적), 동법 제99조의 일반이적(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는 행위를 강력히 처벌하고(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제1호), 위 행위를 선동·선전하거나 사회질서의 혼란을 조성할 우려가 있는 사항에 관해 허위사실을 날조·유포하는 것을 엄중히 벌하고 있다(동법 제4조 제1항 제6호). 실행에 착수하지 않은 예비·음모도 중형으로 다스린다(동법 제4조 제3항, 제4항).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할 목적의 단체 구성원으로서 사회질서의 혼란을 조성할 우려가 있는 사항에 관해 허위사실을 날조·유포하면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국가보안법 제7조 제4항). 범인을 통보, 체포한 시민은 상금을 받거나(동법 제21조), 압수물 가액의 1/2 범위에서 보로금을 지급받을 수도 있다(동법 제22조). 국가보안법 위반자를 체포할 때 반항 또는 교전으로 살해해도 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고(동법 제21조 제3항), 범인을 신고·체포하는 과정에서 상이를 입거나 사망하면 국가유공자나 보훈보상대상자로 보아 보상받게 된다(동법 제23조). 이러한 규정체계를 보면, 사례에서 행위자는 엄중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천주현 형사전문 변호사(법학박사) www.broth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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