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만나요" 국내외 영화제도 '언택트' 바람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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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13 07:58  |  수정 2020-06-13 08:01  |  발행일 2020-06-13 제16면
'코로나 위기' 돌파구 찾는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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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영화제들이 관객과 만나는 방법을 새롭게 모색하고 있다.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플랫폼을 선택하거나 드라이브인 방식처럼 거리두기 지침을 유지하는 선에서 오프라인 행사를 여는 영화제도 있다. 관객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내려진 고육지책인 셈인데, 개최 방식은 달라도 관객과 영화인을 잇고자 하는 마음에선 한결같다. 국내외 영화제들의 코로나19 대처방식을 전한다.

전주국제영화제 국내 최초 OTT 상영
'전주대담' 등 프로그램도 라이브 중계
서울환경영화제, 올 디지털 방식 전환
해외서도 장·단편작 유튜브로 소개해
BIFF 등 일부 행사는 오프라인 추진

◆영화제와 OTT 손잡다

지난 6일 폐막한 전주국제영화제는 국내 국제영화제 최초로 온라인 상영을 실시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심사 상영, 온라인 상영, 장기 상영회로 개최 방향을 변경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6일까지 OTT 플랫폼 웨이브(wavve)를 통한 온라인 상영 영화제를 마쳤다. 폐막일 자정까지 진행된 이번 온라인 상영에는 공식 상영작 180편 중 최종적으로 97편이 참여했으며, 열흘간 총 7천48건의 유료 결제가 이뤄졌다. 결제 후 12시간 동안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상영의 강점을 엿볼 수 있었다. 영화 상영 외에 프로그램 이벤트인 '전주대담' '전주 톡톡' '영특한 클래스' 등 다양한 토크 행사와 대담은 유튜브와 팟캐스트 라이브로 중계됐다.

이준동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코로나에 대응하는 새로운 방식을 선택한 전주국제영화제의 용기 있는 시도를 높이 평가한다"며 "앞으로도 영화제와 온라인 플랫폼이 영화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의 길을 모색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개막하는 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도 온라인 개최를 결정했다. 영화제 측은 "코로나19로 전세계가 혼란스러운 시국에 관객과 상영 감독 등 모두를 염려하는 마음으로 온라인 개최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미쟝센 단편영화제의 개막 축하 영상·폐막식 및 경쟁작, 온라인 GV 등은 모두 네이버TV '미쟝센 단편영화제 MSFF' 채널을 통해 무료로 공개된다.

제17회 서울환경영화제(7월1~15일)는 올해부터 온라인 상영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영화제로 전환된다.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을 차단하고 탄소 절감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기 위한 취지다. 이 같은 변화를 기념하기 위해 영화제 기간 시네마그린틴, 업사이클링 워크숍 등 다양한 온라인 부대이벤트를 영상 콘텐츠에 담아 녹여낼 예정이다.

해외 영화제들도 대거 온라인으로 무대를 옮겼다. 매년 3월경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리던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영화제는 영화제 34년 역사상 처음으로 행사 취소 결정을 내렸으나, 아마존프라임비디오와 손잡고 다시 온라인 상영을 진행했다. 4월27일부터 5월6일까지 SXSW 2020 컬렉션에 포함된 영화 39편을 아마존프라임 멤버십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아마존프라임비디오에 무료로 제공했다.

지난달 29일에는 트라이베카영화제와 유튜브가 주관하고 칸과 베니스, 베를린 등 21개 영화제가 프로그래밍에 참여하는 온라인 영화제 '위아원: 글로벌 필름페스티벌'(5월29일~6월7일)이 열렸다. 각각의 영화제를 대체하는 의미의 영화제는 아니지만 다큐멘터리, 음악,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장편과 단편 작품들이 유튜브를 통해 소개됐다. 유럽 최대 아시아 영화 축제인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영화제도 이달 말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또 당초 8월5일부터 15일까지 예정된 로카르노영화제는 오프라인 행사 계획을 취소하고 '로카르노 2020-영화의 미래를 위해(For the Future of Films)'라는 명칭으로 온라인 행사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개최를 잠정 연기한 칸국제영화제는 '시네-드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칸의 중심 해변인 팜비치 주차장에서 5편의 야외 상영을 열었다. 코로나19로 사실상 영화제가 취소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영화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이 외에도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미국 뉴저지국제영화제, 24일부터 여름 동안 열리는 댈러스국제영화제도 드라이브인 상영방식으로 영화제의 오프라인 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오프라인 개최하는 여름·가을 영화제

기존 방식대로 오프라인을 견지하려는 영화제도 있다. 오는 10월7일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코로나 사태로 유동적이긴 하지만 온라인 개최가 아닌 정상적인 현장 개최를 목표로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다. BIFF의 한 관계자는 "무관객으로 열린 전주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여타 영화제 개최 사례를 모델로 만일의 경우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니스영화제도 9월2일부터 12일까지 예정된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이탈리아 영화제인 이스키아국제영화제 역시 7월12일부터 19일까지 예정된 영화제를 오프라인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영화제는 스팅, 퀸시 존스, 셀레나 고메즈, 포레스트 휘터커 등 최근 몇 년간 할리우드 거물급 스타들이 대거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9월10일부터 20일까지 예정된 토론토국제영화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활용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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