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 “성격 차이로 헤어졌어요”

  • 김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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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28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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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총각 갑과 노처녀 을은 서로 사랑을 했다. 뜨거운 사랑은 결혼 약속으로 이어졌다. 상견례를 하고 결혼 날짜를 잡고 청첩장을 돌리고 혼수와 패물도 주고받았다. 하지만 결혼식을 코앞에 놔두고 둘은 파혼했다. 끝내 부부로 새로 나지 못한 채 남남으로 돌아서고 말았다.

 

 

 결별을 부른 가장 큰 요인은 집 문제였다. 갑과 을이 원하는 아파트의 규모, 위치, 보유 형태는 서로 어긋났다. 을은 갑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배려하지 않은 채 자기가 바라는 방향으로 따라오기를 바랐고 그 가족들도 이에 가세하였다. 갑은 을의 주장을 못 이긴 척 일단 따라가기로 마음은 먹었으나 앞날이 걱정이었다. 결혼이란 대사를 앞두고 냉철히 따져본즉 자기 멋대로인 을과 결혼을 하면 무난히 지내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은 을과 사귀는 동안에 있었던 일을 돌이켜 보았다. 갑에겐 하나의 습관이요 그 상황에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아주 소소한 사안인데도 을은 그걸 트집 잡고 짜증을 냈었다. 상식과 합리가 없는 어린애 같은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을은 곱지 않은 말을, 상스러운 말을 함부로 했었다. 또한 을은 씀씀이가 너무 헤펐다. 

 

  갑이 이런 생각들로 인하여 을에 대한 마음이 조금씩 멀어지자 을도 그런 기미를 알아채면서 다툼이 자주 일어났다. 대개 을이 공격을 하고 갑은 방어를 취하는 모양새였다. 다툼이 벌어지면 을의 언사는 더욱 거칠고 험해지고, 그런 언사에 넌덜머리가 난 갑은 방어마저 포기한 채 도망을 가는 형국이었다. 결국 을이 먼저 파혼을 선언하고 갑은 울고 싶은데 뺨 때려 준 격이라 파혼에 동조함으로써 둘은 하나가 되지 못하였다.

 

두 사람이 결혼에 이르지 못한 원인을 찾아보자. 갑(경신년 기축월 정미일 경자시)은 주체가 약한 사람이다. 소심하고 나약하고 우유부단하다. 대가 찬 남자가 아니다. 반면에 배우자 코드인 재성(財星)은 3개로서 강하다. 나는 1의 세력이고 배우자는 3의 세력이니 내가 배우자를 이겨 먹을 수 없다. 이를 재다신약(財多身弱)이라고 한다.

 

 재다신약한 남자를 달리 표현하면 ‘마누라한테 쥐여사는 남자’다. 재다신약한 팔자의 남자는 마누라한테 쥐여살아야 내가 편하고 가정이 평화롭다. 이를 거역하면 탈이 나고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남자가 쥐여사는 것이 편하려면, 여자가 남자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여야 하고 두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만남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을(갑자년 임신월 경진일 갑신시)은 식신국(食神局)의 여성이다. 식신은 표현력을 상징하므로 1~2개쯤 있으면 표현력이 좋은 사람이 되지만 3개 이상으로서 국(局) 혹은 당(黨)을 이루면 말이 많고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이 되어 남에게 피로감과 불쾌감을 안겨준다. 을은 金일생으로서 직설적으로 말을 하므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준다. 더하여 을은 괴강(魁罡)일에 해당하는 경진(庚辰)일생이므로 총명하나 고집 세고 괴팍하며 흉포하다. 통틀어 보면 성질이 고약하다.

 

 식신이 당을 이룬 여성은 남자를 피로하게 만드는 차원을 넘어 남자를 잡아먹는다. 흔히 말하는 ‘기가 센 여자’의 일종이다. 을은 식신국의 여자인 것 자체만으로도 남편복이 나쁜 마당에 남편복이 나쁜 요소가 더 있다. 무관(無官) 여자다. 관이란 남자(남편) 코드인 관성(官星)의 준말이며 무관 여자란 사주에 남자가 없다는 뜻이다. 무관하면 자기한테 맞는 좋은 남자를 만나기가 어렵다. 

 

 을은 식신국에 무관 여자로서 소위 말하는 과부 팔자이다. 거기다 직설적으로 말하고, 함부로 말하고, 흉포한 성질을 지녔으니 좋은 남자 만나서 행복하게 살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자기에게 맞는 남자를 만나기 위해 지극 정성을 다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궁합을 통해서 짝을 만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 한 부부해로는 난망이요 이별은 명약관화하니 한번 갔다 와야 하는 운명은 피해 갈 수 없다.

 

 갑은 뼈대 있는 집안에서 태어난 수재로서 인물이 좋을뿐더러 우수한 대학을 나왔고 일류 기업에 다닌다. 을은 훌륭한 가정에 자란 영재로서 인물마저 뛰어나니 재색을 겸비했으며 일류 대학을 나왔고 일류 직장에 다닌다. 둘은 외견상 어디를 내놔도 손색없는 우량한 배우자감이다. 하지만 명리로 보면 앞에서 언급한 대로 문제점을 지닌 불량한 배우자감이다. 둘은 잘 만났을까? 음양오행의 조화 여부로 따져 본다.

 

 갑의 사주 구조를 보면 양(木, 火)의 세력은 약하고 음(金, 水)의 세력은 강하다. 음양의 균형이 깨어져 조화롭지 못하다(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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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의 사주 구조를 보면 역시 양(木, 火)의 세력은 약하고 음(金, 水)의 세력은 강하다. 갑처럼 음양의 균형이 깨어져 조화롭지 못하다(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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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과 을은 하나같이 자기에게 부족해서 필요한 양의 기운을 상대방한테서 갈망하건만 둘 다 상대방에게 나눠 줄 양의 기운이 넉넉지 못해서 도움을 주지 못한다. 또한 갑과 을은 자기에게 많아서 해로운 음의 기운을 배척하건만 둘 다 자기에게 넘치는 음의 기운을 상대방에게 떠넘겨버리니 둘 다 음의 기운 과잉으로 죽을 맛이다. 두 사람은 음양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만남이니 좋은 만남이 아니다.

 

 갑은 자기에게 부족한 木과 火를 갈망하는데 을이 木 2개를 갖고 있어서 도움을 주지만(에너지를 주지만) 火는 전무하여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을이 갑에게 주는 도움 수준은 50%다. 갑은 土, 金, 水가 현재보다 더 많아지는 것을 겁내고 두려워하고 있는데 을에게 土, 金, 水 세력이 강세를 이루고 있으니 갑은 을이 무섭고 두렵다. 을이 갑을 더욱 무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을이 갑을 해악을 주는 수준은 80%다. 결론적으로 을은 갑에게 도움을 주는 것보다 해악을 끼치는 것이 더 많다. 갑에게 을은 도움이 안 되는 해로운 존재다.

 

 을은 자기에게 부족한 火와 土를 갈구하는데  갑이 火1개를 갖고 있어서 도움(배우자복과 관복)을 준다. 그리고 갑이 土3개를 갖고 있어서 을에게 도움을 주는 것 같지만 도움이 지나쳐서(2개 이상이면 과잉)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곧 을의 아집과 독단을 부채질한다. 갑이 을에게 주는 도움 수준은 40%다. 을은 金, 水가 현재보다 더 많아지면 배우자 문제(이별 사별 등)를 더욱 증폭시키는데 갑에게 金, 水 세력이 강세를 이루고 있으니 을은 배우자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갑이 을에게 해악을 주는 수준은 80%다. 결론적으로 갑은 을에게 도움을 주는 것보다 해악을 끼치는 것이 더 많다. 을에게 갑은 도움이 안 되는 해로운 존재다.

 

 두 사람은 잘 못 만났다. 뜨겁게 사랑하고 결혼하기로 했으나 결혼식을 올리기 전에 헤어지기를 잘했다. 이별은 여자보다 남자에게 유리한 선택이요 현명한 선택이었다. 여자의 성격은 근본적으로 나쁘므로 하는 말이다. 두 사람에게 파혼한 이유를 직접 물었다면 아마도 둘은 똑같이 “성격 차이로 헤어졌어요.”라고 말할 것이다. 음양오행의 조화 못잖게 성격의 조화가 중요하다. 성격은 타고나기도 하지만 환경과 교육에 따라 형성되기도 하므로 명리학만으론 다 분석해내기 어렵다.

 

■우호성<△언론인(전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소설가△명리가(아이러브사주www.ilovesajoo.com 운영. 사주칼럼집 ‘명리로 풀다’출간)△전화: 010-38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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