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세상보기] 혼자 할 수 있는 일 찾아 '코로나 블루' 날리자

  • 심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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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22   |  발행일 2020-07-22 제13면   |  수정 202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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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7월 후반이다.

코로나19 지역 첫 확진자 발생으로부터 5개월이 지나고 있다. 코로나19는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언택트'라고 해서 대면하지 않거나 거리를 두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안부 전화는 물론 문자 등 SNS 소통까지 줄면서 사람 간 교감이 현저히 줄고 있다는 것이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시기가 되어 버렸다. 때문인지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나오며 사람들의 심적 고통을 대변하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뼈저리게 느껴지는 시기다.

그렇다고 언제 호전되거나 소멸될지 모르는 상황을 마냥 당하고만 있을 수 없지 않겠나. 방역이란 해법은 국가조직의 정부나 지자체 등의 대책과 기업과 시민들의 협력이 필수다.

이에 대한 구체적 얘기로 들어가면 끝도 없을 것이고, 여기서는 '행복'이란 접근을 통해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싶다.

회사와 집까지의 거리는 약 7㎞ 정도다. 차를 통한 출퇴근 시간은 30분은 족히 소요된다.

'확찐자'라는 웃지 못할 말이 생겼는데 내가 걸리고 말았다.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몸무게를 경험하고 있다. 확찐자에서 벗어나고자 출퇴근 횟수의 절반 이상을 걷기와 자전거로 대체했다. 30분 자동차 거리는 1시간 30분의 걷기로 대체할 수 있었고, 자전거로는 약 50분으로 대체되었다. 시작 열흘이 지나며 '확찐자'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작은 결과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감량이 목적이었음에도 걸음으로써 느끼는 즐거움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 마음의 여유와 행복이었다.

'출근길'과 '마음의 여유와 행복'이란 상존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이 상존할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운전할 때는 보이지 않던 작은 골목길과 빛바랜 간판들은 어릴 적을 연상케 했다. 주택 담을 벗 삼아 풍성히 어우러져 있는 여름 대표꽃 능소화와 도종환 시인의 시 '접시꽃 당신'이 생각나는 접시꽃, 마당에 심어 놓은 보라색 도라지꽃 등.

작은 골목은 현재의 시간에서 과거로 나를 여행시켰고, 여름꽃은 봄꽃 이상의 매력으로 걸음을 붙잡았다. 이러할진대 마음의 여유와 평화가 어찌 오지 않겠는가. 언택트라는 코로나가 준 변화를 통해 일상을 조금 바꿨을 뿐인데.

제안한다.

걷기를 하자. 출퇴근 시간 걷기. 각자의 형편에 맞는 횟수와 방법을 찾으면 될 것이다. 가급적 골목으로 가보자. 새롭지만 정겨움이 있을 것이다. 육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건강이 크게 좋아질 것이다. 가까이 있음에도 지금껏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일 것이다.

어제는 신천을 관통하는 경로를 잡았다. 파란 하늘과 구름, 돌다리와 새들, 크고 작은 물고기들. 출근길에 이런 호사를 누리다니. 코로나 블루. 결국 내가 만들고 내가 그 답을 찾아야 한다.

심정일 시민기자 jeongil9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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