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한 방 먹인 '제빵 다크호스'… '대구 제빵기능장 6인방'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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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20   |  발행일 2020-11-20 제34면   |  수정 2020-11-20
프랜차이즈 전성시대였던 대구 제빵계
2017년 월드페이스트리컵서 '대형사고'
이동우, 獨 제과·제빵올림픽서 은메달
최무경, 크루아상으로 국제대회서 1등
빵의 황제 꿈꾸는 6명 飛上은 이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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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현·박기태·배재호가 의기투합해 만든 '다크 나이트'. 2017년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월드페이스트리컵' 입상 작품이다. 영화 속 캐릭터를 소재로 한 것인데 배재현은 배트맨, 박기태는 조커, 배재호는 캣우먼을 내밀었다. 특히 배재현은 초콜릿 부문에서 베스트상을 받았다.


◆다크호스 제과기능장들의 가세

2017년은 위축을 받고 있던 대구빵이 신지평을 여는 해였다. 배재호·박기태·배재현이 일을 낸 것이다. 셋은 삼국지 영웅처럼 의기투합해 설탕으로 만든 미니어처 같은 꿈의 작품 '다크 나이트'를 만들어 2017년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월드페이스트리컵'에서 주목을 받는다. 다크 나이트는 세계 유명 영화 속 캐릭터를 소재로 한 것. 배재현은 초콜릿 공예, 박기태는 설탕 공예, 배재호는 아이스카빙 공예를 분업했다. 배재현은 배트맨, 박기태는 조커, 배재호는 캣우먼을 내밀었다. 특히 배재현은 초콜릿 부문에서 개인상인 베스트상을 받았다.

더불어 이동우 대표와 박기태 대표는 달구벌 명인에 선정된다. 특히 이 대표는 2015년 9월 독일 뮌헨에서 세계 제과·제빵 올림픽이랄 수 있는 iba UIBC컵에 이석원(단장)과 파트너인 권혁진과 출전해 은메달을 수상한다.

북구 동천동 3지구 '메종드빵', 학정동 4지구에 '라운드라운드'를 운영하는 최무경 대표. 그는 2018년 국제대회로 승격된 대만시티브레드챔피언십에 도전한다. 이순신 콘셉트로 빵공예작품, 크루아상 등 3종류의 페스추리, 마지막엔 바게트 등 3종류의 정통 프랑스빵을 2일간에 거쳐 만들었다. 한국적 이미지를 담기 위한 흑마늘 모양의 빵도 빚었다. 크루아상은 평점에서 1등, 그리고 전체순위는 일본과 함께 공동 3위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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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월드페이스트리컵'시상식 직후 기념촬영을 한 세 명의 용사와 채동만(맨 왼쪽) 단장.


◆모두 가업을 잇고 있다

6명 모두 대를 잇는 제빵인. 이동우 대표의 아들 승훈씨는 현재 가톨릭대 외식경영과 4학년, 박기태 대표는 네자녀(소은·영준·성진·소연) 모두 빵인생을 걷고 있다. 소은양은 2018년 대구음식박람회 대상자이며 현재 서울에서 관련 업계에 취업했고 영준군은 가업을 잇고 있으며 성진군은 경기도 양주군에 있는 건강한 제빵소에 근무하고 있다. 소연양은 전국기능경기대회 은메달리스트이며 현재 상서고에 재학 중이다. 김항수 대표의 아들 영우군은 위덕대 호텔외식조리과 2학년, 최무경 대표의 아들 재민군은 상서고 제과제빵과에 재학 중이다. 배재호 대표도 제빵 2대로 아버지 뒤를 이었다.

행운의 시간들 이동우 대표
기능장 64명의 스승…깜빠뉴 등 건강빵 한정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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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 때 대구 시내 동성로 풍차베이커리 권영오 사장 밑에서 기술을 익힌다. 이어 안지랑시장 근처 독일제과 때 옥수수식빵, 밤식빵, 페스추리 등을 도입한다. 남구 대명동 웅진빌딩 근처 육교 바로 밑에서 독일빵집을 오픈한다. 이어 수성구 시지에 뉴욕베이커리에서 딸기케이크와 수제초콜릿을 선보여 뉴스를 탄다. 동촌 강촌마을 코른베르그를 거쳐 2012년 대구수목원 초입에서 천연발효종빵 전문 베이커리 '행운의 시간들'을 오픈한다. 4년전 문을 닫은 예르 제과제빵학원을 통해 무려 64명의 기능장을 배출해 유명해진다.

현재도 무화과깜빠뉴, 치아바타, 잡곡빵, 시골빵, 단호박깜빠뉴 등 8가지 정도의 건강빵을 당일 생산 당일 판매 방식으로 내놓고 있다.

데일리호스브라운 배재호 대표
줄서서 먹는 바게트 샌드위치로 SNS 유명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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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역사의 수성구 시지 대표 빵집으로 자릴 잡았다. 딸기케이크로 단일매장 전국 매출 선두권. 아침마다 식사 대용의 바게트 샌드위치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광경이 SNS에서 큰 이슈. 특히 지난해 대구음식관광박람회에서 수상한 '애플모카빵'은 선물용 빵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배 대표는 91년 제과업에 입문하여 27년간 이 길을 걸었다. 2009년 제과기능장에 합격, 2010년부터 직업학교에서 방과후 학생들에게 제과제빵 교육을 하고 있다. 2016년 대구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2017년 대구기능경기대회 심사장, 2017년부터 3년간 지도학생 전국기능경기대회 제과부문 3년 연속 금메달 획득의 영광까지 얻는다. 올해 작고한 아버지(배춘도)도 장인급 제빵인. 62년 16세 때 제과업에 입문, 85년 대구 서부정류장 앞에서 밀림제과를 오픈하면서 독립한다. 주요 언론에 화과자 명인으로 소개된다.

빵장수단팥빵 박기태 대표
7차례 실패 후 '생크림 같은 팥소'로 대박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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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장수쉐프, 빵장수꽈배기, 빵장수단팥빵, 이탈리안쟈빠따 등 대구지역 12곳을 비롯해 전국 70여 매장으로 사업을 확장한 박기태 <주>피쉐프코리아 대표. 2013년 8월 중구 동인동에서 빵장수쉐프를 시작한 지 약 7년 만이다. 단팥빵 대박의 신화를 일궈낸 그는 7전8기 오뚝이 인생의 주인공이지만 20년간 7차례의 실패를 거듭한다. 이에 굴하지 않고 현재 자리에 오른다.

매장도 특화했다. 빵장수 단팥빵·꽈배기, 그리고 이탈리아 샌드위치 말리따, 스몰사이즈의 이탈리아 귀족빵인 빵도르, 대구·포항 등 이탈리아 베이커리카페 쟈빠따 등을 관리하고 있다. 단팥빵은 그 종류만 20여 종. 가장 비싼 생크림단팥빵(3천원)은 그만의 '팥소 공학'이 스며들어 있다. 그는 48~72시간 저온 숙성시킨 반죽을 사용해 생크림 같은 식감을 만들어냈다.

라운드라운드 최무경 대표
천연 프랑스 버터 넣은 크루아상 국제대회 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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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출신으로 고교 시절 유달리 사춘기병을 많이 앓는다. 방황 중 누나 권유로 빵을 접하게 된다. 대구제과학원 1기생이다. 상경해 8년간 머물며 분당 레삐도르, 그리고 서정웅 명장이 있는 코른 베르그에서 실력을 연마하고 구미로 내려온다. 거기서 뽀르뚜아란 빵집을 오픈, 8년여 운영을 한다. 10년전 포부를 안고 대구로 온다. 북구 동천동 3지구에 메종드빵, 학정동 4지구에 라운드 라운드를 오픈해 매일 80~100여 종의 빵을 소개한다. 그는 크루아상과 몽블랑에 집착한다. 다른 집보다 반죽을 더 많이 하고 천연 프랑스 버터만 사용한다.

2018년 국제대회로 승격된 '대만시티브레드챔피언십'에 도전해 입상한다.

브레드바바 김항수 대표
의성 마늘과 신안 천일염의 환상적인 컬래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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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씨 좋은 빵 아저씨'로 불린다. 2001년 '밀익는 마을'을 직접 운영을 하면서 지역에 독거노인을 위한 사랑의 빵 나눠주기 등 빵 기부 행사에 주력했다. 골목빵을 살리고 지역특화상품을 개발하기 위하여 2년간 연구와 노력 끝에 '서구 맛빵'을 개발하여 전국에 알린다.

2018년에는 수성구에 새로운 터전을 잡아 '브레드바바'를 오픈한다. '내 가족, 내 아이가 먹는다'를 슬로건으로 내민다. 착한 물성에 집중한다. 특히 고향 명물인 의성마늘을 빵에 많이 이용한다. 신안 천일염을 오븐에 구워 맷돌로 갈아서 사용한다. 호밀을 이용한 사워종을 사용해 천연발효종빵의 풍미를 제대로 살리려 한다. 2017년부터 한국제과기능장협회 대구경북지회장을 연임해 맡고 있다.

르배 베이커리 배재현 대표
강남서 실력 연마…대구 천연발효종빵 견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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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때 대구 서부정류장 근처에서 당숙이 운영하던 밀림제과에 처음 들어간다. 배재호 지회장과는 6촌간. 이후 부산 밀레제과, 밀탑 본사, 남포동 모차르트, 포항 시민·런던제과, 제대 후에는 경기도 일산 '빵굽는작은 마을'과 강남의 여러 베이커리카페를 돈다. 다시 대구로 내려와 대명동 페팽(후에 마듀), 7호광장 근처의 공주당을 거쳐 2001년 독립한다.

북구 산격동 대우아파트 상가에서 빵집 르배를 창업한다. 그는 2010년부터 천연발효종빵이 대구에서 대중화되기 전인 2001년부터 이스트를 최소화하고 건포도를 베이스로 한 천연발효종빵 시대를 이끈다. 쌀치즈바게트와 비스킷식 식빵을 시그너처 메뉴로 기억하는 이가 많다. 글·사진=이춘호 음식·대중문화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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