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척추관 협착증…"뒷목·허리 통증에 대소변장애까지 일으켜"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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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2-08 08:11  |  수정 2020-12-08 08:13  |  발행일 2020-12-08 제17면
척추 중앙의 척추관이나 추간공 좁아져 발생
섬세한 운동장애로 나타나 진단 늦어지기도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 기존 수술 단점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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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 협착증은 척추 중앙의 척추관이나 추간공이 좁아져서 허리의 통증을 유발하거나 다리에 신경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척추관은 척추의 가운데를 관통하는 관모양의 속이 빈 곳으로 양쪽으로는 추간공이 연결돼 있어 뇌로부터 팔다리까지 이어지는 신경(척수)의 통로가 된다. 협착은 주로 요추부에 발생하지만, 드물게 경추와 흉추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의 환자에서는 증상이 오래되고 병이 진행될수록 운동장애 및 대소변장애를 동반하기도 하는데 이는 신경학적 응급 상황으로 즉시 전문의의 상담 및 수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수술보다 보존치료가 우선

경추관 협착증의 주증상은 뒷목 통증, 어깨와 팔의 통증, 그리고 척수병증이 있다. 이 중 척수병증은 보행장애와 양 손발의 저림, 글쓰기와 단추 잠그기 같은 섬세한 운동의 장애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의심하기 힘들고,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런 증상이 발생해 병원에 찾는 이들은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의 협착증으로 본인이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오랜 기간 고통받아 온 환자들이 많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병원을 찾으면 먼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문진한 후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하고, 이후에는 해당 척추 부위의 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확진을 하게 된다. 단순 X선 촬영에서 척추의 전반적인 균형 및 퇴행 정도, 전방 전위증의 동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척추관의 좁아진 정도나 신경의 압박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척추 CT 및 MRI를 시행한다. 척추 CT는 척추뼈를 평가하는데 특화돼 있어 골극의 형성이나 후관절의 퇴행 정도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협착증 환자 진단에 가장 정밀한 도구인 척추 MRI는 추간판 및 후관절, 황색인대의 퇴행성 변화 및 신경의 압박 정도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고, 신경의 손상 여부 및 주된 요인이 되는 병변을 파악할 수 있어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를 요하는 환자에서는 필수적인 검사방법이다.

척추관 협착증이 진단되면, 보존적인 치료가 우선적으로 시행된다.

통증이 심한 급성기에는 운동을 제한한 후 약물치료 및 물리치료를 하게 된다. 약물치료로는 소염진통제, 근이완제와 더불어 신경통완화제를 사용한다. 척추관 협착증의 경우 간헐적 파행증상이 있으면, PGE1 유도체를 투약해 혈류개선을 통한 증상완화를 기대하기도 한다. 급성기 증상이 완화된 이후에는 운동요법과 자세관리를 통해 장기적인 퇴행의 지연을 위한 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보존치료로 안 될 경우는 수술로

비수술적 치료에 호전이 없거나, 운동장애 혹은 대소변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 시에는 경막낭과 신경근을 압박하는 황색인대 및 후관절 돌기를 후궁절제술과 신경 감압술을 통해 충분히 절제하고 감압해 주어야 한다. 또 수술 후 척추불안정성이 예상되거나, 척추전방전위증과 같은 불안정성이 동반되어 있을 경우 추간판 전체를 제거 후 골유합술 및 나사못 고정술을 통해 척추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기존의 척추 수술은 광범위한 절개를 동반한 개복수술에서 점차 미세 현미경을 사용해 절개부위를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돼 왔다. 하지만 수술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코어근육이라고 하는 몸의 균형을 지탱하는 근육의 손상이 동반됐고, 노인들의 경우 수술 후에도 허리의 통증 호소와 잘못된 재활로 인해 점차 앞으로 허리가 굽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척추수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아져 실제로 수술에 대한 기피현상으로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이들도 많았다.

다만 최근에는 의학기술의 발달로 이런 척추수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수술이 이뤄지면서 최소침습수술을 지향하고 있다. 척추 디스크의 경우 일방향 척추 내시경수술로 하나의 구멍으로 수술을 가능하도록 했지만, 하나의 구멍을 통해 내시경과 수술기구가 동시에 삽입되어 시야 확보가 어렵고 수술기구가 움직이는 공간이 제한적이어서, 수술의 적응이 되는 질환에 한계가 있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UBE-Unilateral Biportal Endoscope)이다. 피부에 약 0.7㎝ 정도의 2개의 구멍을 뚫어 내시경으로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수술법으로 기존 수술에 비해 많은 장점이 있다. 두개의 구멍 중 한쪽은 내시경 다른 한쪽은 수술기구를 넣어 내시경으로 환부를 보면서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이는 하나의 구멍을 이용한 내시경 수술보다 시야 확보가 쉽고, 다양한 각도에서 움직일 수 있어 빠르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바늘을 찔러서 치료하는 경피적 수술로 비수술에 가까우면서도 신경을 누르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할 수 있다. 이는 일상생활로 복귀가 빠르고 출혈이 거의 없어 수혈이 필요하지 않으며, 수술 후 외견상으로 보이는 피부 손상이 거의 없고, 근육 손상도 적어 수술 후 요통 및 자세 변형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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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병원 척추관절센터 이경민 과장

W병원 척추관절센터 이경민 과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의 가장 큰 장점은 절개식 수술에서 시행하던 협착증, 디스크, 나사못 고정술 등 대부분의 척추 수술이 가능하다는 점"이라면서 "이런 덕분에 최근 국내 및 해외에서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수술법"이라고 설명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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