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청년층 엑소더스 가속화] 〈상〉 대구 20~24세 5.8%-25~29세 9.4% '보따리 쌌다'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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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07 07:22  |  수정 2021-04-22 15:03  |  발행일 2021-04-07 제2면
청년고용률 대구 39.6%·경북 38.7%, 서울 47% 경기 42%
수도권 대학졸업자 취업률 66.4%…지역은 57~58% 하위권
인재 유출→경기침체→일자리 감소 '악순환 고리' 만들 위험

비수도권 청년들은 주로 대학에 진학하는 시기, 사회 초년생으로 취업하는 시기에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비수도권 청년인구의 유출과 수도권 집중'에 따르면, 1993년 당시 5~9세였던 1984~1988년생은 20대에 지역을 떠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의 경우 조사대상의 5.8%가 20~24세, 25~29세에 9.4%가 타 지역으로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경기도는 20~24세 시점의 인구가 8.4% 증가했다. 또한 25~29세 인구는 13.3%가 늘어 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20대 초반에 이동이 발생하는 것은 해당 지역의 고등학생 중 다수가 타 지역 소재 대학에 진학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후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대학 소재지에서 적당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청년 인구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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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에 집중된 기회

지난해 수도권 인구는 전체 인구의 50%를 넘어섰다. 사상 처음으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한 것이다. '좋은 일자리' '명문 대학' 등 수도권에 집중된 기회는 유례없는 '수도권 비대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은 물론 혁신을 주도하는 IT 기업들은 주로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특히 현재 한국의 제조업 분야 중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반도체 사업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연말 기준 전국 취업자 수는 2천652만여 명이다. 이 가운데 경기도가 683만3천여 명으로 가장 많았다. 또한 서울 501만6천여 명, 인천 153만3천여 명으로 취업자 수도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분포해 있다.

같은 기간 청년 고용률은 서울 47.1%, 경기 41.9%, 인천 45.9%로, 전국 평균(42.0%)에 근접하거나 이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대구는 39.6%, 경북은 38.7%로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대학과 지역 대학의 취업률 격차도 크다. 대학알리미 정보공시에 올려진 대학 졸업자 취업률은 수도권 평균이 66.4%로, 전국 평균(63%)을 넘어선다. 그러나 대구는 57.4%, 경북은 58.4%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 청년 인구 유출 악순환

수도권 지역에도 인구가 몰리면서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서울의 인구는 팽창을 거듭했지만, 높은 생활비용과 열악한 주거환경을 벗어나 인접한 경기도로 이동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서울에서 경기도로 유출된 20~30대 인구는 3만6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민규 대구경북연구원 경북청년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은 "실질적으로 청년들이 떠나는 가장 큰 원인은 지역에 자신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청년층 인구 유출이 계속되면 지역경제는 활력이 크게 떨어지고 성장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더 나아가 청년인구 유출은 지방소멸을 가속화하고 국가균형 발전을 저해하는 주된 원인이다. 이는 비수도권뿐 아니라 수도권에도 많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 청년 유출 방지 및 수도권 청년 역유입·정착은 이제 국가적 과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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