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청년층 엑소더스 가속화] (하) "일자리 있다, 다시 온나" 대구시, 청년 귀환 프로젝트 본격화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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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21 07:23  |  수정 2021-04-22 18:10  |  발행일 2021-04-21 제5면
수도권 이주 청년 69.6% "정책 마련시 지방 이주 의향 있다"
市, 11개 기관과 인재유입창구 마련·경력직 일자리 매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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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으로 떠난 청년들의 지역 이주 및 정착을 돕는 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청년인구 유출은 국가균형발전을 저해하고 지방소멸을 앞당기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높다.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청년 귀환' 관련 사업은 청년 인구유출 문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수도권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이 지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지역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채용하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 절반 이상 비수도권 이주에 '관심'

대학 진학과 취업에 맞춰 수도권으로 거처를 옮겼던 청년들 가운데 상당수는 지역으로 이주하는 데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연구원이 수도권으로 거주지를 옮긴 청년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방 이주에 관심 있다'고 답한 대상자 비율은 62.9%다. 실제 '이주 의향이 있다'는 청년은 50.2%로 절반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청년 정책 마련 시 지방 이주 의향이 있다'고 답한 조사 대상자는 69.6%에 이른다.

지방 이주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건으로는 '일자리·취업 여건 조성'이 45.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수도권에 걸맞은 급여 및 직장 안정성 확보'가 14.5%, '주거 여건 조성'이 14.0%로 뒤를 이었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정주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 지방으로 이주를 희망하는 청년들도 적지 않다. 청년층 인구 유입을 통해 지역혁신 역량을 증대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출향 청년 유입 '귀환 프로젝트'

대구시는 출향 청년들 중 상당수가 지역으로 이주를 희망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청년 귀환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그동안 타 지자체에서 귀촌·귀농 관련 사업은 다수 진행됐지만, 광역지자체가 출향한 청년을 대상으로 인재유입 정책을 수립하기는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대구로 이주를 희망하는 타 지역 청년들을 돕기 위해 '자유도시 대구, 대프리구'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대구에 10~14일간 머물면서 지역 내 취업 및 창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참가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한 참가자는 "프로그램을 통해 대구의 다양한 매력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대구에 있는 여러 기관의 실무자들과 대화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올해부터는 인재 유입 지원기관 협의체를 운영할 방침이다. 출향 청년과 지원기관 담당자 간 상시 소통창구를 마련해 정보를 제공하는 '인재유입 데스크'를 마련할 예정이다. 대구시 청년정책과·일자리노동정책과를 비롯해 대구문화재단, LH 대구경북지역본부, 대구도시공사 등 11개 기관 및 부서가 협의체에 참여한다. SNS 채널을 귀환정보 플랫폼으로 활용해 귀환을 희망하는 청년층에게 필요한 정보를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전달할 계획이다.

일자리 관련 사업도 활성화된다. 청년 일터 발굴을 위해 일자리 탐색 프로그램을 연 4회에 걸쳐 진행하고 청년친화사업장 100개소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또한 지역 내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모색할 수 있도록 지원책도 준비하고 있다.

귀향 청년의 지역 중소·중견기업 취업을 돕는 '청년 귀환 경력직 일자리 예스매칭' 사업도 추진된다. 대구로 전입 의사가 있는 타 지역 청년 가운데 1년 이상 경력이 있는 미취업 청년을 대상으로 한다. 참여하는 청년에 대해서는 근속장려금·이주지원금 등을 통해 조기 정착을 지원할 예정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우수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개별적 사례에 집중하기보다 청년 귀환을 위한 종합적인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2019년부터 청년 유턴을 위한 실태조사를 시행했고 간담회 등을 통해 청년 귀환 프로젝트의 방향을 설정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타 지자체에서도 대구의 청년귀환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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