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위기를 기회로 .2] 경주, 아열대작물 메카 되나…경주 한라봉·레드향 재배로 고소득…본향 제주에 新농법 전수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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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07   |  발행일 2021-10-07 제3면   |  수정 2021-10-07 09:49
경북지역의 대표 과수로 손꼽히던 선홍빛의 사과가 고온으로 누렇게 색이 변해 품질이 떨어지면서 재배지가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후가 고온으로 변화한 탓이다. 경북에서는 기후변화로 사과 대신 아열대 작물이 자리를 넓히는 중이다. 지역 농민들도 이 같은 기후변화에 발맞춰 품종 변화를 통한 새로운 미래 먹거리 작물 재배에 나섰다. 현재 경북도에서 생산되는 아열대 작물은 25종에 이를 정도다.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에서는 발 빠르게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들이 적지 않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이미 수억원대의 연매출을 올리며 다른 농업인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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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면 해오름농원에서 김용구 대표와 부인 손수경씨가 지난 7월 중순 작업한 한라봉의 열매 묶기 작업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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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봉
해오름농원 친환경 농법 적용
제주도와 품질 차별화 이뤄내
작년 레드향 포함 2억원 매출


◆한라봉 재배농법 배우러 제주에서도 찾아와

경주의 만감류는 강동·천북·내남면의 24개 농가에서 8㏊를 재배하고 있다. 경주에서 생산하는 만감류는 한라봉·천혜향·레드향·카라향·온주밀감이다. 경주시농업기술센터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아열대 과수 재배 기술을 정립하고 과수 재배 면적을 넓혀 농가 소득 증대에 이바지하고 있다.

경주시 강동면 해오름농원의 김용구(49) 대표와 부인 손수경(48)씨는 2011년 고향으로 내려와 현재 하우스 11개 동(0.7㏊)에 한라봉과 레드향을 재배하고 있다. 지난해 한라봉·레드향 17t을 생산해 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라봉은 8개 하우스에서 22t, 레드향은 3개 하우스에서 5t을 각각 수확했다.

이들 부부는 귀향한 후 부모님이 지어온 사과 농사(1.5㏊)로 여름철은 홍로, 겨울철은 후지를 생산해 연간 70t의 사과를 수확해 1억9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부부는 사과 농사를 확장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사과 대신 아열대 과수인 한라봉 재배를 선택했다. 마침 천북면에서 경북도내 처음으로 이상환씨가 한라봉(륙지봉)을 하우스 3개 동(0.22㏊)에 재배하고 있었다. 이씨의 도움을 받아 김 대표는 2013년 11월 하우스를 짓고, 이듬해 하우스 5개 동(0.3㏊)에 한라봉 묘목 400주를 심었다. 2년 후인 2016년 1월 한라봉 2t을 수확해 2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라봉 재배에 성공한 부부는 매년 한라봉과 레드향의 재배 면적을 넓혔다. 부부는 1~2월 수확하는 한라봉과 레드향을 전화·문자·e메일 등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다. 설날을 앞두고 기업체와 소비자들이 설날 선물로 한라봉과 레드향을 구매한다. 과일이 없어 구매자가 헛걸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부부는 한라봉의 본향인 제주도와 품질 차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제주도 한라봉의 나무 모양을 바꿔서 해걸이를 방지하는 한편 직접 퇴비를 만들고 미생물을 배양하는 등 친환경농법을 도입했다. 풍부한 지하수를 이용해 수막 난방으로 난방비도 아끼고 있다. 이러한 농법으로 고품질의 과일을 생산하자 한라봉의 본향인 제주도에서 재배 농법을 배우기 위해 견학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농업마이스터대학의 농업인들이 2018~2019년 3회에 걸쳐 농장을 방문했다.

김 대표는 품질 좋은 만감류 재배를 위해 활발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레드향의 열과(裂果)와 붕소 결핍으로 인한 낙과 등에 대해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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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면 경주파파야 농장에서 손은익 대표가 접이식 사다리 위에 올라 '천사의 열매'인 그린파파야를 수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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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파야
손은익씨, 동남아인 타깃으로
선호하는 아열대 채소도 재배
매일같이 농협 직매장 등 공급

◆외국인들 입맛 겨냥 그린파파야 등 재배

"20년간 말레이시아에서 국내 목재업체 주재원·목재 중개상·자영업을 하다가 2012년 귀국해 고향에서 아열대 작물인 파파야와 아열대 채소를 키우고 있습니다."

손은익(54) 경주파파야농장 대표는 "파파야는 콜럼버스가 '천사의 열매'라고 표현했지만, 내국인은 호불호가 갈리는 과일로 소비자를 내국인보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파파야를 소개했다.

손 대표는 현재 고향 강동면에서 파파야 3개 동(0.33㏊)과 아열대 채소 20종류를 10개 동의 하우스와 노지에서 재배하고 있다. 손 대표는 파파야와 채소 생산으로 연간 7천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손 대표는 연중 수확이 가능한 그린파파야와 채소를 매일 수확해 농협 로컬푸드직매장과 아시아마트 등 10곳에 공급한다. 매일 납품하는 그린파파야와 채소는 30~40㎏ 정도다. 채소는 전체 20종류를 하루에 4~5종류씩 번갈아가며 수확해 납품한다.

손 대표는 2012년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부모님이 남겨주신 논농사 규모가 적어 고민이 많았다. 이런 그에게 신의 한 수가 된 것이 파파야다. 말레이시아에서 자영업을 하며 접한 파파야를 고향에서 재배해 보겠다는 각오로 귀국 때 파파야 씨앗을 가져왔는데 이것이 지금의 그를 있게 한 것.

귀국 후 1년간 고향 집 옥상에서 파파야 시험 재배에 들어갔다. 발아한 씨앗을 이식 포터에 옮겨 심고, 다시 하우스로 옮겨 심는 시험 재배에 성공했다. 농업인 후계자로 경주시농업기술센터의 도움으로 2013년 하우스 1개 동(0.1㏊)에 파파야를 심었다. 그린파파야를 공급하면서 동남아지역 외국인이 선호하는 채소를 함께 공급하는 전략으로 아열대 채소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그는 아열대 채소를 하우스에는 공심채·고수·여주·차요태·롱빈·그린빈스·동과·장대박 등을, 노지에 태국 가지·베트남 고추·오크라·레몬그라스·샬롯 등을 재배하고 있다.

손 대표는 "그린파파야는 동남아지역 외국인들을 상대로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에 한계가 있어 아열대 채소와 함께 생산해 납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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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북면 이춘희씨가 경주시농업기술센터와 올해 시범 재배에 들어간 애플망고 양육상태를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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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망고
이춘희씨·경주농기센터 합심
2억5000만원 투입해 시험재배
새로운 농법 개척 연일 구슬땀


◆고가 열대과일 ‘애플망고’ 경주서 시범 재배

경주시농업기술센터는 올해 이춘희(60)씨와 ‘애플망고’ 시범 재배에 들어갔다. 초기비용이 2억5천만원이 투입돼 시범 재배 농업인은 위험 부담이 크다. 이씨는 천북면에 하우스 3개 동(0.16㏊)을 만들어 지난 6월30일 분 재배로 애플망고 680주를 심었다. 전남 영광군 '망고야농장'에서 묘목 680주를 1주당 5만원을 주고 구매했다. 이씨는 최근 애플망고 가지 배치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망고는 원산지가 인도로 세계 생산량의 45%를 차지한다. 애플망고는 사과처럼 붉은색을 띠는 열매로 일반 망고보다 과즙과 향이 풍부하며, 식감이 부드럽고 당도가 높다. 애플망고의 생육 온도는 아열대 기후인 20~30℃이다. 애플망고는 12월 말~1월 꽃이 피고, 4개월의 과일 생육 기간을 거쳐 5~6월 수확한다.

애플망고는 국내에서 200여 농장에서 재배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작목이다. 그러나 아직 재배 기술이 정립되지 않았고, 애플망고 재배 농업인들이 재배 농법 전수를 꺼려 재배에 애를 태우고 있다. 경주시농업기술센터와 이씨가 머리를 맞대고 재배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애플망고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과일로 1개(400~500g)에 2만~2만5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글·사진=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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