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역량있는 기업들을 대거 유치하기 위해 '인공지능(AI)·빅 데이터(Big Data)·블록체인(Block chain)' 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ABB산업 육성 카드를 꺼내 들었다. 4차산업 혁명시대의 핵심기술인 ABB산업을 통해 연구개발(R&D),소프트웨어 등 지식서비스 기업을 최우선 유치한 뒤 지역 산업단지에 대규모 투자유치로 연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같은 연장선에서 산업의 쌀로 일컬어지는 '반도체' 업종 및 ‘기업연구소' 도 주시하고 있다. 여기다 대기업 인력양성센터 유치로 대구 산업생태계의 완성도를 한층 높인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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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B산업 체제로의 전환 시도 자체는 선명한 방향성 제시와 파급효과 측면에서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인공지능의 경우 대구가 공들여온 전기차 기반의 자율주행차 육성, 국가로봇테스트 필드 유치와 연계될 수 있다. 실제 대구시가 지난해 로봇테스트필드 유치를 위해 실시한 사전 수요조사에서 전국의 로봇 기업 360개사가 시설 이용에 적극성을 보였다. 앞으로 기업 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빅데이터 분야는 대선공약인 '미래 디지털 데이터산업거점도시 조성'과 궤를 같이 한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서울)의 대구 이전(수성알파시티)까지 성사되면 데이터 전문기업의 견고한 수도권 편중(81%)구도에 균열을 가할 수 있다는 시각이 적잖다.
블록체인 (데이터분산저장기술)분야는 지역에 전문가가 많지 않아 외부 전문가 수혈을 통해 정책 물꼬를 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안보' 개념이 가미돼 주목도가 큰 '반도체'는 통합신공항 부지 인근에 조성될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군위)'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된다. 반도체 수출이 항공수송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감안됐다.
‘기업만 보지 말고 기업연구소 유치에 눈길을 돌리는 점’도 주시할 대목이다. R&D인력의 대구 집적은 척박한 지역 과학기술 역량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동력이 될 수 있다. 대구에는 대구테크노폴리스에 연구시설 용지가 풍부하다.
대구 사정에 밝은 이재훈 아이스퀘어벤처스 (벤처캐피털)대표는 "대기업·중견기업들은 현재 첨단업종에 필요한 R&D인력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 최근 주목받는 '삼성SW아카데미'처럼 대기업 인재양성센터를 적극 유치하려는 노력도 꼭 필요하다"면서 "고급인력이 화수분처럼 공급되면 대기업들도 대구를 먼저 노크할 것이다. 이렇게 배출된 인력 일부가 지역 중소기업에 재배치되면 지역기업의 강소기업화도 앞당겨질 수 있다 "고 조언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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