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구로에서] 홍준표의 정치력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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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17   |  발행일 2022-08-17 제26면   |  수정 2022-08-17 06:52
취임 한 달 대구시정 큰 변화
5선 국회의원 단체장 경험
시민 먹는물 문제 적극 대처
고르디우스 매듭끊는 돌파력
30년숙원 댐물 공급 기틀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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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수 사회부장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한 지 한 달 반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1년 반은 지난 것 같다. 인수위부터 쉴새 없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홍 시장이 불과 한 달여 만에 대구를 통째로 바꿔 놓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대구시 산하기관 및 공공기관 통폐합의 태풍이 지나갔나 싶더니 어느새 대구 취수원 이전이라는 쓰나미가 바로 덮친 느낌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의 대구 취수원 구미(해평취수장) 이전 반대에 '대구 취수원 변경' 카드까지 꺼내며 SNS 등을 통해 융단폭격을 가하는 홍 시장의 모습은 "역시 홍준표"라는 말까지 나오게 했다.

"대구시로부터는 100억원, 정부로부터는 매년 100억원 지원받는 게 전부"라며 대구 취수원의 구미 이전을 못마땅하게 여긴 김 시장의 기자회견 발언이 단초가 됐지만, 홍 시장은 이를 적극적으로 비판하며 30여 년간 대구시민들이 구미산단 폐수 피해를 보고도 참고 살고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구미에 더 이상 읍소하지 않겠다"는 홍 시장의 한마디가 취임 후 한 달간 단행한 민선 8기 주요 시정까지 덮을 정도다. 그만큼 식수는 시민들의 건강,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더 좋은 물을 마시게 해 주겠다는 시장을 누가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를 두고 지역 정가 안팎에선 홍준표의 정치력이 시정에 가미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줄 아는 홍 시장이 대구의 식수 문제를 근본적인 질문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대반전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

이번 사태로 구미 사회에선 이철우 경북도지사까지 끌어내는 분위기다. 사태를 더 악화시키기 전에 이 도지사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요청이다. 하지만 이 도지사는 불편한 싸움을 원치 않는 모양새다. 때마침 경북 기업의 수출 판로 확대를 위해 몽골과 우즈베키스탄 출장길이었던 이 도지사는 귀국 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에 대한 언급은 했지만, 대구 취수원의 구미 이전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가타부타 코멘트 하지 않았다.

홍 시장의 정치력이 새삼 주목받는 것은 역대 어느 시장도 끄집어내기 힘들어했던 대구의 근본적인 문제, 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시 업무 전반의 시정 패러다임을 대거 전환하는 추진력을 대구시 안팎에서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사례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야당의 '형님(당시 이상득 포항남구-울릉 국회의원) 예산' 지적에 발목 잡혀 대통령이 세 번이나 바뀔 때까지도 건설되지 못한 동해안고속도로 포항∼영덕 구간은 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의 정치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대목이다. 그 사이 당시 설계도 들어가지 않았던 영덕~상주 고속도로와 영천~상주 고속도로는 이미 개통돼 운영되고 있다. 정부 예산, 정치적인 문제를 미리 우려하며 그동안 누구도 쉽게 꺼내지 못한 대구의 현안들을 취임 달포 만에 풀어나가는 쾌도난마(快刀亂麻)식 홍 시장의 행보 결과가 점점 더 궁금해진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도 마찬가지다. 특별법으로 못 박아 국비 축소 등 정부에서 아예 손을 못 대도록 하는 홍 시장의 추진력은 그의 정치적인 힘과 자신감의 발로로 보인다. 대구 취수원의 구미 이전을 공식 파기하겠다고 밝힌 홍 시장은 16일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는 발상 전환으로 대구시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임성수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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