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종훈 경북도 도예협회 이사장 "도자기는 한국 대표 전통문화...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켜야"

  • 석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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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8-24  |  수정 2022-08-24 07:27  |  발행일 2022-08-24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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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경북도 도예협회 이사장이 제1회 경북도 우리 그릇 전국 공모전이 열린 성주군 아트리움 모리에서 도예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히고 있다.

"도자기 문화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지역의 문화와 시대상을 반영하며 성장해 왔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문화이기에 반드시 현대적으로 계승·발전시키고 가꾸어 나가야 할 우리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제1회 경북도 우리 그릇 전국 공모전 시상식이 열린 지난 11일 경북도 도예협회 김종훈 이사장은 한국 도예의 맥을 이어가기 위한 그간의 회한을 쏟아냈다.


적벽돌 공장을 운영했던 부친으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흙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는 김 이사장은 흙이 좋아 좋은 흙이 있는 이곳, 성주의 가야산 자락 아래 터전을 잡았다.


그는 20여 년간 '정호다완'(井戶茶碗)을 연구하고 제작하며 한국 도예의 맥을 이어온 작가이기도 하다. 공예품 대전 대상을 비롯해 여러 공모전에서 입상을 했고, 국내·외 전시(프랑스·독일·베트남·일본·터키)를 통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2018년 명인으로 선정되면서 특허와 의장등록, 석간주 대체용 유약 및 제조 방법을 정립하기도 했다.


조선의 사발은 일본에서는 '명품'으로 대접받는다. 조선에서는 다양한 용도로 쓰였지만, 일본으로 건너간 이후 '찻사발'(다완)로 주로 활용됐다. 그중에서도 이도다완이라고 불리는 '정호다완'(井戶茶碗)은 최고로 취급받는데 정호다완은 막사발과 생김새가 비슷해 같은 것으로 여겨지지만 14~16세기 소량 제작된 귀중품이다.


이런 조선의 찻사발은 당시나 지금이나 여전히 '명품'으로 대접받는다. 그는 이를 만들기 위해 일본을 수십 차례 방문해 일본에 있는 국보 및 보물급 20여 점, 개인이 소장한 300여 점의 다완을 15년에 걸쳐 실사하고, 내면에 담아냈다.


그의 작업공간인 '심산요'를 찾으면 달항아리와 함께 다양한 다관과 찻사발을 접할 수 있다.
김 이사장은 "흙의 본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 거칠지만 부드러운 질감과 유약이 불의 과정을 거쳐 잘 익은 그릇이야말로 차의 맛과 기운을 잘 표현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이유로 심산요의 찻그릇은 사질 점토를 수비 정제 과정을 거쳐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물 토, 재, 석회를 섞어 소나무 장작으로 번조 함으로써 색, 향, 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 또한 오랜 시간에 걸쳐 개발하고 연구한 백토를 몸 흙으로 삼고 달항아리가 지닌 아픈 역사성을 형상화함으로써 우리 시대 달항아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도예가의 삶이 전부인 그는 5년 전부터는 경북도 도예협회 이사장을 맡아 도내 젊은 도예가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있다. 특히 제1회 경북도 우리 그릇 전국 공모전을 전통도예의 기법과 공정을 계승함과 동시에 새로운 조형과 기법을 탐구해 신진작가를 발굴하는 장이 되도록 했다.


김 이사장은 경북도 도예협회의 바쁜 업무에도 불구하고 작품 활동에도 소홀함이 없다. 이 같은 열정이 자녀에게도 고스란히 전수되어 대를 이어 도예가의 길을 걷고 있다.


김 이사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통의 숨결을 잇고자 노력하는 도예인들이 많이 있다"라며 "작품을 향한 그들의 순수한 열정이 있기에 우리의 소중한 유산도 그 명맥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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