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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결국 검찰 소환에 불응했다. 이날 검찰의 소환 통보 자체가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판단한 이 대표는 결국 서면으로 답변을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치외법권에 있다고 착각하지 말라'며 맹공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표 소환을 '정치탄압'이라고 규정하며 반발했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연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불출석 결정 시점에 대해 "오늘 아침까지 고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날 민주당은 이 대표가 검찰의 서면조사 요구를 받아들여 서면 진술 답변을 했으므로 출석 요구 사유가 소멸해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안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의 불출석 결정 배경으로는 지난 5일 열린 의원총회,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꼽았다. 안 수석대변인은 "중진 의원들은 출석 사안 자체가 터무니없는 사안이고, 경쟁했던 대선 후보에 대해 87년 이후 소환조사가 없었다고 했다. 의총에서도 대부분 의원들이 검찰의 정치적 의도에 응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며 "대체로 그런 요구를 감안해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검찰 불출석 방침에 대해 "이 대표 스스로 본인을 성역이나 치외법권 지역에 있다고 착각하지 말길 바란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국민이면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검찰 수사에 적극 응할 의무가 있다. 이 대표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답정너'가 아니라 '답정명'이다. 이미 정해져 있는 답을 내놓는데 뭐 그리 배배 꼬아대나"라며 "이게 민주당이 그토록 자랑했던 이 대표의 유능함인가"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팬덤에 얹혀서 민주당 대표 이재명을 뽑았으니 자기들 스스로 막다른 골목으로 간 것"이라며 "3단의 방탄조끼를 입었음에도 여전히 진실의 힘이 두려운 것인지 민주당이 이제 방탄 참호까지 팠다"라고 비판 강도를 높였다.
특히 이날 이 대표의 불출석 사실이 알려지고 난 후 검찰은 오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경기도청 관련자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 등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대응을 예고하며 맞섰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정치 기획 차원에서 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전면적으로 우리가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며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마무리 검토를 하고 있다"고 여당을 압박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CBS에 출현해 "무죄가 나오면 검사, 담당 부장검사들은 (옷을) 벗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정치권에선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기소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많다. 야당 대표를 상대로 검찰이 소환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도 검찰의 조사가 이미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검찰이 경기도청 관련자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검찰 기소가 이뤄질 경우 여야정 관계는 파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 기소에 대한 반대급부로 민주당은 정기국회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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