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원전, 이집트 돌파하고. 체코·폴란드·사우디·영국도 뚫는다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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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15  |  수정 2022-09-15 08:20  |  발행일 2022-09-15 제3면
이집트 원전 수주는 체코·폴란드·사우디·영국 등 신호탄

한국은 원전 건설 단가 최저, 적기 준공, 안전성 최고

원전 수출로 원전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
K-원전, 이집트 돌파하고. 체코·폴란드·사우디·영국도 뚫는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3조 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난달 25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황주호(가운데) 사장이 러시아 ASE사(로사톰 자회사) 부사장과 1200㎽급 원전 4기 건설 프로젝트 계약을 맺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수원 제공>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달 수주한 3조 원 규모의 이집트 원전 프로젝트는 향후 체코·폴란드·사우디아라비아·영국 등으로의 원전 수출에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탈원전 정책을 폐기한 윤석열 정부는 생태계 강화를 통한 원전 최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원전수출전략추진단을 가동하고 원전 협력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


이집트 엘다바 프로젝트는 엘다바 지역에 1천200㎿급 원전 4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이집트 원자력청이 발주하고 러시아 ASE사(로사톰 자회사)가 수주했다. 한수원은 이 중 일부를 수주했지만,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3년 만의 대규모 원전 분야 수출이다. 향후 체코·폴란드·루마니아·사우디아라비아·영국 등 중점 수주 대상국에 본격적으로 원전을 수출하기 위한 강력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체코는 중부지역 두코바니에 1천㎽급 원전 1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8조 원 규모 프로젝트다. 한수원은 오는 11월까지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제안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폴란드는 2043년까지 40조 원 규모로 원전 6기 건설을 추진한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4월 폴란드 정부에 1천~1천600㎽급 1호기 건설에 대한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5월 한국을 비롯 중국·프랑스·러시아 등에 1.4GW 규모의 원전 2기의 건설 의사를 타진하는 입찰 참여 요청서를 보냈다. 또 지난달 31일 한국을 방문한 존 위팅데일 영국 한국담당 무역특사가 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에 한국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원전 수출과 함께 원전 기자재 수출도 탄력 받을 전망이다. 루마니아는 체르나보다 1·2호기의 삼중수소제거 설비를 추가로 건설한다. 한수원은 기술입찰서를 제출한 상태다.


한수원의 향후 수출 전망이 밝은 이유는 건설 단가가 낮고, 적기에 준공하기 때문이다. 원전업계와 전문가는 한국이 이집트 원전 건설 수주에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세계 최저 수준의 건설 단가와 UAE 사막에 원전을 성공적으로 건설한 경험을 꼽았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원전 건설 단가는 ㎾당 3천571달러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중국이 ㎾당 4천174달러, 미국 5천833달러, 러시아 6천250달러, 프랑스 7천931달러로 우리보다 훨씬 높다.


한국의 원전 건설 단가가 세계 최저 수준인 이유는 40여 년에 걸쳐 축적한 원전 건설 및 운영 경험 덕분이다. 한국은 95%에 달하는 부품 국산화율과 탄탄한 기자재 공급망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특히 2017년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을 취득하고, 2019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 인증을 취득하는 등 안전성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최적의 공기를 준수하는 것도 한국 원전산업의 강점으로 손꼽힌다. 한국은 UAE 바라카 원전을 적기에 준공했다. 반면 프랑스 원전기업 아레바는 핀란드 올킬루오토 원전의 준공 시점을 13년이나 지연했고, 미국의 웨스팅하우스는 자국 내 보글 원전의 건설을 6년이나 지연했다.


산업부와 한수원은 지난 몇 년간 수주 일감 '절벽'으로 어려움을 겪은 원전 기자재와 시공업체에 일감을 공급하는 등 원전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새 정부의 2030년까지 원전 수출 10기 목표를 달성해 원전 강국의 새 역사를 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 역시 “체코·폴란드 등 우리 원전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하고 원전 협력을 타진하고 있는 국가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원전 수출이 새로운 국부를 창출하고 성장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원전은 441개, 건설 중인 원전은 56개, 계획 중인 원전은 101개, 원전 건설 추진은 325개인 것으로 집계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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