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지난 8일 오후(현지 시각)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향년 96세로 서거하면서 여왕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경북 안동이 깊은 애도에 잠겼다.
여왕이 방문했던 안동 하회마을 충효당과 봉정사에는 추석 직전 별도의 추도 단상이 마련됐으며, 현지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19일까지 추도 단상을 운영한다. 봉정사는 별도의 49재를 올릴 예정이다.
앞서 권기창 안동시장은 지난 11일 오후 충효당을 찾아 조문하고 여왕의 서거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권 시장은 '안동시민은 엘리자베스 여왕님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조문록에 남겼다. 이곳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1999년 4월 방한 당시, 하회마을을 방문한 사진 20여 점이 전시됐다.
경북 안동 하회마을 주민들과 풍산 류씨 종친회 회원들도 여왕의 서거에 조의를 표했다. 류한익 풍산 류씨 대종회장과 류열하 하회마을 보존회장은 지난 10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에 즈음해 슬품을 금치 못하며 여왕 가족과 영국 시민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전달코자 한다"는 요지의 영문 조전을 주한 영국대사관에 전달했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은 1999년 국빈방한 당시 때마침 자신의 73세 생신(4월21일)을 맞아 하회마을에서 하회탈출 공연을 관람하고 47가지의 한식 생일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 부군 필립공과 함께 온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가장 한국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고 싶다"며 안동 하회마을을 찾았다. '한국 속의 한국'으로 꼽히는 안동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여왕의 한국 방문은 1883년 한·영 우호통상항해조약이 체결된 이래 영국 왕실 국가원수의 첫 방한이었다.
안동시는 하회마을~농산물도매시장~봉정사로 이어지는 길을 '로열웨이(Royalway)'로 명명하고, 서안동IC 인근에 영국 국화인 장미를 주제로 한 장미공원을 오는 10월쯤 준공할 예정이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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