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2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야당을 정조준했다. 특히 정 비대위원장이 연설에서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민주당의 자성을 촉구하자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이날 정 비대위원장은 "잃어버린 5년의 그림자가 너무 어둡고 너무 짙은 게 사실"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 탈원전, 외교 정책 등을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 "정권교체라는 명백한 현실마저 부정하고 마지막 손에 남은 의회 권력을 휘두르며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논란과 관련해 "정상 외교에 나선 대통령을 향해 마구잡이식 흠집내기를 넘어 저주와 증오를 퍼붓고 있다"며 "'혼밥 외교'에 순방 기자단 폭행까지 당했던 지난 정부 외교 참사는 까맣게 잊고, 터무니없는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까지 내놓았다"고 날을 세웠다.
정 비대위원장은 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를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열거하며 "전직 대통령도 잘못이 있으면 감옥에 보내는 것이 지엄한 대한민국의 법인데 도대체 누가 예외가 될 수 있으냐"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발언 논란을 최초 보도한 MBC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대통령은 치열한 외교 전쟁터에서 나라의 미래를 걸고 분투하고 있는데 다른 나라도 아닌 우리나라 언론사가 국기문란 보도를 자행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언론이 맞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진보 단체들의 반대에도 한미 FTA를 추진한 사실 등을 거론했고 김대중 대통령 역시 사법을 정치 영역에 끌어들이지 않았다고 평가하며 야당을 향해 "지금의 민주당을 보시면서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께서 과연 무슨 생각을 하시겠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날 정 비대위원장은 정기국회 동안 민생법안을 협의할 '여야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민주당 이 대표에게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안했던 '국회 중진협의회' 구성을 받아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국회 중진협의회를 하루라도 빨리 구성해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께서 적어도 이것만큼은 마음을 열고 받아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또 "비교적 쟁점이 적거나 함께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는 법안들을 중심으로 지혜를 모아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 비대위원장의 대표연설을 '야당 대변인의 논평 같았다고 비판했다. 국정의 모든 책임은 여당에 있지만 정 비대위원장의 연설은 야당과 언론 탓만 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무능을 야당 탓으로 돌릴 수 없다"며 "모든 경제 수치들이 연일 저신호를 울리고 있고 무능 외교로 경제의 발목을 잡는 것도 부족해 대통령이 외교 참사로 국격을 실추시켰다. 하지만 정 비대위원장의 연설에는 이런 현실에 대한 책임감이나 위기의식을 느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