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메타버스...메타버스 콘텐츠 발굴, 경북 새로운 도약 이끌 '블루오션'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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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11  |  수정 2022-10-11 07:29  |  발행일 2022-10-11 제9면
[창간 77주년 특집]

이제는 메타버스...메타버스 콘텐츠 발굴, 경북 새로운 도약 이끌 블루오션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한 경북도청 간부들이 VR헤드셋을 이용해 메타버스 공간을 체험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수도'의 지위를 유지한 곳이다.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천 년 넘게 사직을 이어온 신라의 태동지가 바로 경북이다. 산업화 이전만 해도 경북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인구수로 단연 1위였다. 급격한 인구 유출로 인해 과거의 영광이 무색해진 상황에서 경북도는 '메타버스 수도'를 선포하며 담대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뜻하는 그리어스어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e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경북도는 도정의 디지털 대전환 추진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를 메타버스 공간에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

道, 메타버스 수도로 조성위한 '시드머니' 총 769억 확보
전국 최초 메타버스 브랜드 등록·메타공간 면세점 구축 협약

컨트롤 타워 역할의 '메타버스 융합 진흥센터' 설립도 박차
대학생·기업에 맞춤형 교육 제공하고 실무중심 전문가 육성
연말, 메타공간 '영덕대게축제'로 온라인 수익모델도 연계

◆왜 경북은 메타버스인가

완전한 대중화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메타버스는 무궁무진한 기회의 공간으로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비대면 온라인'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메타버스는 비록 가상 공간이지만, 현실과 동일한 모임이나 축제 개최 등이 가능하다. 현실의 관광지를 그대로 구현할 경우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오징어게임'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K드라마의 성공은 K콘텐츠 산업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확인하게 했다. 경북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녹여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많이 갖고 있다. 석굴암·첨성대 등 유형의 세계유산 외에도 한복·한글·한식·한옥 등 '4한(韓)'의 중심지가 경북이다. 경북도는 4대 콘텐츠에 최근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한지(韓紙)까지 메타버스 공간에 녹여낼 수 있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제반 여건뿐 아니라 관련 인력 양성, 콘텐츠산업 진흥·지원 기관이 풍부한 점도 경북도가 메타버스 공간에 전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경북은 K콘텐츠 산업 지원·진흥기관 15개소와 매년 지역 12개 대학에서 1만3천여 명이 배출되는 관련 인력 풀도 갖추고 있다.

경북의 실질 GRDP는 전국 평균보다 2.6배 정도 적은 수준이다. 새로운 신성장산업 육성이 시급한 건 이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산업성장이 둔화하는 시기에 지역 특성을 활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 관련 콘텐츠 발굴이야말로 경북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블루오션이다.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은 연평균 35%가 넘는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2030년이면 46조원에 달하는 관련 시장 형성과 일자리 19만개 창출 등이 예상된다. 활용 가능한 콘텐츠 산업이 많은 경북이 메타버스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메타버스 수도 경북'을 위해 걸어온 길

경북도에 따르면 이달까지 도는 메타버스와 관련한 국비 481억원 등 총 769억원을 확보했다. 도는 확보한 예산을 '메타버스 수도' 조성을 위한 '시드 머니'라고 표현한다. 이를 토대로 경북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장 먼저 걷고 있다. 전국 최초로 메타버스 브랜드(메타버스 수도 경북)를 등록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메타버스 공간에 면세점을

구축하기 위한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이외에도 국내외 대학 메타버스 관련 인재들과의 네트워킹을 위한 연합회를 구성했으며, 서울시와 메타버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미 도는 지난 2월 전국 최초로 메타버스 정책자문단을 구성하고 관련 산업 육성에도 나섰다. 도청 조직에 메타버스 정책관실을 신설했으며, 메타버스 전문가와 문화·관광·교육·ICT 분야의 교수·연구원·CEO 등 40여 명으로 구성된 정책자문단도 운영하고 있다. 자문단은 메타버스와 관련한 전략과제를 기획·발굴하는 등 메타버스 수도 경북을 위한 브레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내 메타버스 및 ICT 기업을 중심으로 얼라이언스 그룹도 조직해 체계적인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자금지원이나 펀드 조성 등의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도청 각 실·국뿐 아니라 23개 시·군과 산하 공공기관도 메타버스 관련 정책 과제 발굴에 뛰어들었다. 올 초부터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1실·국, 1시·군마다 메타버스 과제 발굴을 직접 지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지난 8월, 3년 만에 열린 성주생명문화축제가 메타버스 플랫폼을 접목, 진행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현재 진행 중인 풍기세계인삼엑스포와 지난 3일까지 열렸던 영천 보현산 별빛 축제 역시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하는 3D실감형 축제 플랫폼이 구축돼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올 연말에는 크리스마스와 새해맞이 경북대종 타종식 등과 연계한 영덕대게축제가 메타버스 공간에서 열릴 예정이다. 도는 영덕 해파랑공원과 삼사해상공원을 메타버스 가상공간에 구축하고 플리마켓 특산품 장터, 지역 특산물 전용 온라인 마켓 등 수익 모델도 메타버스와 연계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관련 기업·인력 발굴·육성

도는 정부의 디지털 대전환 정책 추진에 맞춰 메타버스 관련 기업과 인력 육성 등에도 나서고 있다. 우선 메타버스 관련 국내외 기업과 연구소 유치를 통해 기업·연구단지 집적화를 꾀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메타버스 공동연구 및 기술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이미 체결했다. 또 동북권 메타버스 허브 거점사업 선정을 통해 기반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곳은 지역특화산업 협업모델 발굴이나 실증 지원 등을 통해 지역 메타버스 생태계 활성화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메타버스 도정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메타버스 융합 진흥센터' 설립 계획도 갖고 있다. 센터는 정부 동북권 메타버스 허브 육성 사업과 함께 XR 디바이스 개발 지원, 메타버스 사회혁신센터 등과 융합·집적화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는 이를 토대로 앞으로 한류메타버스 전당 및 글로벌 메타버스 혁신 특구(가칭)를 조성, 지역 주력산업과 문화 관광 분야의 메타버스 융합 촉진 등에 나설 방침이다.

대학생과 기업 등에 맞춤형 메타버스 교육을 제공하고, 관련 개발자·창작자 등 전문가 육성을 위한 투트랙 전략도 진행한다. 도내 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인재양성과 취업을 연계할 수 있는 메타버스 아카데미를 운영, 우수 콘텐츠 고도화와 공인자격증 수여 등을 꾀한다. 또 지역 청년들을 대상으로 지역 특화 메타버스 사업을 연계한 실무중심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메타버스 융합대학원 설치 계획도 있다. 대학원은 가상융합 서비스를 선도할 글로벌 수준의 최고급 연구개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와 네트워크 등 메타버스 기술요소와 인문·사회 분야를 융합한 석·박사 과정으로 운영된다.

이철우 도지사는 지난 6일 '메타버스 수도 경북 기본계획' 언론 브리핑을 통해 "메타버스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표준을 경북이 주도하면서 만들어가고 있다"며 "관련 기업 160개사와의 협업, 대학 메타버스 연합회 출범 등 관련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메타버스 경북'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확장해 가겠다. 인문과 디지털을 융합한 경북형 메타버스를 통해 지역 산업의 새로운 활력과 발전을 모색하는 한편, 경북을 인재가 몰리고 경제가 흐르는 '디지털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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