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의 메타명리학] 나는 누구인가 (4)…'금(金)으로 태어난 사람'

  • 이재호 사주공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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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07  |  수정 2022-11-11 08:28  |  발행일 2022-10-07 제37면
단련 안 된 무쇠 같아…포용·배려의 따뜻한 '火'기운 품어야 부귀운
[이재호의 메타명리학] 나는 누구인가 (4)…금(金)으로 태어난 사람

지난 회에서 용신(用神)에 대해 간략히 살펴봤는데, 사실 그 원류는 '체용(體用)'에서 나왔다. 근본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작용이 있어서 이 둘이 유기적 관계를 맺는다는 의미다. 중국 역사에서 체용(體用)은 정치이념, 즉 치도(治道)의 큰 배경이자 주제이기도 하다. 문헌상 체용을 통치 논리에 적용한 최초의 인물은 위나라(220~265)의 천재 사상가인 왕필(226~249)로 추정된다. 노자 '도덕경'과 '주역'의 주(註)를 쓴 것으로 유명한데 23세에 요절한 인물이다. 그는 한(漢)나라 예법 제도가 인의(仁義)를 강조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백성을 보듬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해법으로 선진도가(先秦道家)의 무위(無爲)를 근본(體) 삼아 이를 바탕으로 사회질서를 올바르게 잡아 나가야 한다는 주장(以無爲本)을 제시한다. 이 표현에 체용이 나온다. 사주

[이재호의 메타명리학] 나는 누구인가 (4)…금(金)으로 태어난 사람

풀이에서 그토록 중시하는 용신을 도교적 관점에서 이해할 여지가 많다는 의미이다.

도가 수장인 노자(BC571~미상)의 세계관은 도덕경 제1장에 압축되어 있다. '무(無)는 천지의 시작이고 유(有)는 만물의 어머니 그리고 이 둘은 같은 데서 나왔지만 이름만 달리 한다'는 것이다. 명리학의 근본원리인 음양(陰陽)의 법칙과 동일하다.

형이상학 논리로 보면, 우리는 세상을 구분의 이름인 유와 무, 즉 옳고 그름을 따지는 시시비비(是是非非)로만 본다는 거다. 대중은 이를 '합리성(合理性)'이라는 명분으로 쉽게 흡수한다. 하지만 분별은 순간 마땅해 보이나 궁극적으론 세상 지탱의 상대성 원리, 즉 음양 조화를 배척한다. 통치자라면 이런 묘(妙)한 이치에 눈떠야 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이는 노자 장자의 도가(道家) 사상을 '현학(玄學)'이라 부르는 근거가 된다. 요즘 언론에 종종 등장하는 '검찰공화국'이라는 표현도 옳고 그름만을 구별하는 사법의 논리가 모든 백성을 포용하고 조화시켜야 하는 정치 영역에 무차별적으로 침범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반영한 것 아닌가 싶다.

양의 금인 '경금'
바위·가공 안 된 원시의 자원 등 비유
의리 중시, 신념 강하고 결단력 남달라
제대로 제련 안될 땐 대책 없는 존재로

음의 금인 '신금'
논리·비판적…예민하고 자기과시형
불보다 보석 빛내주는 태양·물과 조화
부지런하고 꾸준히 노력하면 재물복


사주로 돌아와서, 용신 역시 길흉의 이분법적 접근법은 생각해 볼 여지가 많다. 인생에 자기를 빛나게 해 주는 용신운이 일찍 온다면 그 시기가 지났을 때를, 반대의 경우라면 멋진 노년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생각하는 것이 균형된, 즉 '그윽한(玄)'한 사유다. 그래서 용신 개념은 인간을 분별의 세계에만 머무르는 존재가 아니라 장자가 말한 '대붕(大鵬)' 즉 세상 높은 곳에서 밑을 내려다보는 존재가 되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높은 데서 보면 세상사 도토리 키재기일 뿐! 도가에선 이것이 천도(天道)이자 치도(治道)라 생각한 것이다. 동양학자인 김정탁 교수가 '지도자는 합리(合理)보다는 화리(和理)의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나도 공감한다. 사주풀이 용신법도 바로 중화(中和) 달성의 글자를 찾는 일이기에 더 그렇다.

용신에 대해선 이 정도로 정리하고 이번 회는 금으로 태어난 사주를 분석해 보자. 먼저 양(陽)의 금인 '경(庚)'이다. 명리학에선 보통 경금을 바위나 무쇠, 혹은 가공되지 않은 원시의 자원 등으로 비유한다. 당연히 신념과 소신이 상대적으로 강하고 결단력도 남다르다. 참고로 유교에서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의 덕목을 강조하는데 각각의 특성이 바로 목화토금수 오행에 딱 들어맞는다. 인(仁)은 목, 의(義)는 금, 예(禮)는 화, 지(智)는 수, 신(信)은 토에 각각 해당한다. 금은 그래서 의리(義理)를 중시한다. 상명하복식 사회조직에 잘 적응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코너의 첫 회에 대선 관련 윤석열 대통령 사주를 잠깐 언급했었는데 바로 경금 일간이었다. 경금은 자기가 생각하는 신념이나 의로움에 기대어 혁명과 같은 사회적 변화를 주도하는 힘을 상징한다.

문제점도 있다. 무쇠와 같은 경금이지만 제대로 제련(製鍊)해서 용도를 만들지 않는다면 대책 없는 존재일 뿐이다. 먼저 강한 화(火) 기운이 결합되어야 경금은 상품성이 생겨 가치도 높아진다. 불로 제련되지 않은 무쇠 상태의 경금은 무소의 뿔 같은 추진력도 있지만 한편으론 폭력성도 내포한다. 금에게 있어 화는 사주 용어로 '관성(官星)' 즉 '사회적 성분'이다.

경금 일주로 태어난 사주에 뜨거운 화기운이 적당하게 결합되어 있다면 일단 그 사람은 조직 생활에 있어 자질이 있는 사람인 것이다. 경금을 불로 제련한 다음 나무나 물이 잘 조화되면 비로소 그 사주는 부귀가 출중한 사주가 된다. 화(火)란 뜨거움이다. 경금 사주가 성공하려면 사람을 대할 때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포용과 배려로 인간관계를 따뜻하게 만들면 누구보다 성공이 가깝다. 앞서 언급한 예(禮)를 생활 속에서 잘 실천하는 것도 화기운을 가까이하는 좋은 개운법이다.

다음은 음의 금인 신(辛)이다. 같은 금이지만 경(庚)과 신(辛)은 그 특성이 많이 다르다. 보통 신금은 보석이나 칼처럼 날카로운 금속을 상징한다. 경금과는 분위기가 확 다르다. 예민함이 느껴지고 자기과시나 복수심 같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말을 함에 있어서도 경금에 비해 더 논리적이면서도 비판적이다. 보석이나 칼이라고 했으니 신금은 경금의 경우와는 달리 뜨거운 불(火)을 꺼린다. 대신 보석을 빛나게 해주는 태양 빛 혹은 깨끗한 물을 반긴다. 사주풀이를 할 때도 일간이 신금인 경우 태어난 월이나 시간의 천간에 뜨거운 불이 있으면 관성(즉 사회성)에 해당하는 화가 흉한 작용을 하는 것이므로 직장생활이 편치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 반면 보석을 빛나게 해주는 맑은 물(水)이 옆에 있다면 매우 반가운 조합이다. 명리 용어로 수(水)는 금(金)에 대해 '식상(食傷)' 이라고 부르는데 자신을 표현하거나 아이디어를 갖고 뭔가를 잘 만들어 낸다. 사주풀이의 근간은 이런 형상과 특징을 현실감 있게 잘 풀어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금 일주는 타고난 그 예민함과 자기 과시욕을 어떻게 장점으로 살릴 수 있는지가 성공의 관건이다.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고 몸을 부지런히 사용하는 활동력과 연구 활동을 통한 표현 능력을 높이는 노력을 꾸준히 하면 재물은 그냥 따라온다.


☞필자 이재호는 미국 뉴욕대(NYU)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미래에셋증권 상무, 숙명여대 멘토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사주공학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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