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북대 위기는 지역 전체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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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13  |  수정 2022-10-13 06:39  |  발행일 2022-10-13 제23면

대구경북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지방거점국립대인 경북대가 해마다 중도이탈이 증가하는 등 경쟁력 상실 위기에 처하고 있다. 그저께 공개된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9개 지방거점국립대 중 지난해 경북대에 입학했다가 학교를 그만둔 학생은 모두 951명으로 같은 해 신입생(5천25명)의 18.9%나 됐다. 이는 전국의 9개 지방거점국립대 가운데 넷째로 높은 것이다. 더욱 심각한 건 경북대의 자퇴생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690명, 2019년 796명, 2020년 807명, 2021년 951명이었고, 올해는 8월까지 140명이나 학교를 그만뒀다. 경북대 자퇴생이 느는 것은 수도권 등 타 대학 진학을 겨냥한 반수 공부를 하기에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역소멸의 위기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단면이다.

지방거점국립대마저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면 지역 내 여타 국립대나 사립대 경쟁력도 동반 하락할 공산이 크다. 국가적 과제인 저출산과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대의 어려움은 고스란히 지역사회 침체로 이어진다. 그런데도 2020년 기준 중앙부처의 재정지원은 수도권 대학 1개교당 161억원, 비수도권 대학 1개교당 130억원으로 약 30억원 이상 차이가 벌어졌다. 교육 인프라가 몰려있는 수도권에 재정지원마저 쏟아부어야 했는지 정부에 묻고 싶다. 우수한 지방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을 국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지방 공공기관 등 좋은 일자리 확충과 더불어 대학의 교육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교부금 제도 개선 등 종합적 대책이 하루속히 마련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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