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르코스 바스케스 지음·레드스톤·2021·327면·1만7천원 |
이 책의 저자 마르코스 바스케스는 스페인의 유명한 스토아주의 헬스 트레이너이다. '혁명적 피트니스' 블로그와 팟캐스트를 운영한다. 오랜 트레이닝 경험에서 훈련자의 몸보다 마음의 단단함이 훨씬 더 나은 성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토아철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자신의 프로그램에 적용하였다.
스토아철학은 그리스의 제논이 창시하여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 노예 출신의 에픽테토스 그리고 로마 제국의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살아간 삶의 철학이다. 스토아학파는 '행복'과 같은 의미인 에우다이모니아(그리스어로 '선한 영혼')를 얻는 데는 4가지의 미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4가지의 미덕은 '지혜, 정의, 용기, 절제'이다.
지혜는 현실을 객관적·합리적으로 관찰하는 능력이다. 즉, 선과 악을 구별하거나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분별하는 힘이다. 정의란 사회적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타인을 돕는 것을 도덕적 의무로 하는 것이다.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게 아니라, 두렵더라도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다. 절제는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참고 견디며 자제력을 가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지식(지혜)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다른 사람에게 잘(공정) 대하고, 두려움이 있음에도 행동하고(용기), 장애물과 유혹을 극복한다면(자제)' 당신은 반드시 삶을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 |
스토아주의의 가장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과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을 구별하는 일이다. 만약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에 집착하면 불안과 좌절과 절망만 느낄 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나중에 니체가 '운명에 대한 사랑'의 의미로 사용한 아모르파티(amor fati)와 같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인 주어진 한계를 자신의 운명처럼 받아들이자는 말이다.
에픽테토스가 말한 바와 같이 '행복에 이르는 길은 딱 하나뿐이다. 당신의 손에 달리지 않은 일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얼핏 보면 디오게네스의 견유학파와 비슷해 보이나, 견유학파는 물질을 아예 부패한 것으로 나쁘게 생각하고 피하지만, 스토아학파는 부유하게 사는 것 자체를 비난하지 않지만, 비뚤어진 마음으로 부유하게 사는 것보다 평정심을 갖고 가난하게 사는 게 낫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스토아적 리더는 어떤 사람일까? '자기 자신을 믿지만, 오만하지 않는다. 이기려고 노력하지만, 질 줄도 안다. 단호하지만, 공격적이지 않는다. 정직하지만, 순진하지는 않는다. 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만, 개인적인 관계로 결정을 그르치지 않는다.'
스토아학파는 자유를 추구하지만, 과잉 반응하여 자기 감정의 노예가 되는 '분노'를 파괴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경계한다. 또 과거의 실수에서 교훈을 얻었다면, 과거의 일을 계속 곱씹지 말고 재빨리 현재로 돌아와서 당신이 가진 유일한 순간인 '지금'의 행동에 최선을 다해 집중하라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나타난 무수한 철학 사상 중에서, 최선을 다하되 내가 통제 불가능한 부분을 순순히 숙명으로 받아들일 줄 아는 절제가 필요하다는 이 스토아학파의 삶의 태도에 나는 깊이 공감한다. 진작 알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나의 남은 생이나마 최대한 '스토아적 삶'으로 살아보고 싶다.
<전 대구가톨릭대 교수·〈사〉 대구독서포럼 이사>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