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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16대 감독으로 선임된 박진만 감독이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마무리 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 대행이 1군 정식 감독으로 승격했다.
삼성 구단은 18일 "16대 감독으로 박 감독을 선임했다"며 "계약금 3억 원, 연봉 2억5천만 원, 옵션 연 5천만 원 등 3년간 최대 12억 원의 조건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박 감독은 하루 전부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에서 진행 중인 마무리 훈련을 이끌고 있다.
이날 라팍에서 만난 박 감독은 "좋은 평가를 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무게감을 느낀다"며 "정식 감독이 되면서 할 일이 더 많아졌다. 마무리 훈련 후 일본 마무리 캠프를 예정 중이어서 점검하고 생각할 것이 많다. 잘 준비해서 내년에는 옛 삼성 왕조 시절 모습을 되찾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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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라이온즈 제공 |
그는 "내 기조는 경쟁"이라고 강조하면서 "팀이 한 선수에게 쏠리는 것이 아니라 전체가 움직여 승리하면 분위기가 상승하고, 연승이 가능하다. 한 명의 슬럼프에 영향을 받아 팀이 침체에 빠져서도 안 된다. 고참 선수와 신인 선수가 경쟁하면서 선수층이 두꺼워지고, 해가 지날수록 경쟁력을 갖추는 구도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선수 박진만'은 199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데뷔, 2005년 삼성으로 이적해 통산 20시즌을 활약한 '레전드 유격수'다. 은퇴 후엔 2017년부터 삼성 수비·작전 코치를 역임했고, 지난해 퓨처스(2군)팀 감독으로 선임됐다. 8월 들어서는 감독 대행으로 1군 지휘봉을 잡아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빠르게 정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감독이 지금처럼 신구 경쟁과 조화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것도 선수 시절 경험에 더해 지도자 코스를 착실히 밟은 덕분이다.
그는 "경쟁에서 밀리면 선수는 자존심이 상할 수 있다. 나도 경험한 적이 있기에 마음을 잘 안다"며 "선수가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 선수와의 상대성을 고려해 라인업을 짜겠지만, 신인을 먼저 내보내더라도 중요한 순간 고참에게 기회를 맡길 수 있다. 이런 결과물이 쌓이면 신인은 짧게라도 기회를 얻고, 고참도 더 경쟁하려는 의지가 발생한다. 선수들이 내가 생각하는 방향을 잘 따라와 줬고, 내년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퓨처스팀 감독을 거치면서 느낀 점도 있다. 그간 여러 선배 감독을 거치며 보고, 배운 것들을 직접 활용해봤고, 향후 1군을 이끄는 데 원동력이 되리라 예상했다.
박 감독은 "심리 상태 등의 영향 탓인지 2군에선 잘하다가 1군만 오면 성적이 떨어지는 선수, 그 반대의 선수가 있다. 이런 부분은 관찰해야 발견할 수 있다. 퓨처스팀 평가를 듣고, 가끔 내가 직접 훈련장이나 경기장을 찾아가 지켜보면서 판단할 생각이다. '1군에서 관심이 있구나' 하는 동기를 부여하면 더 활발하게 경쟁하지 않겠나. 젊은 선수, 고참 선수가 경쟁해 선수층을 두껍게 다져야 한 시즌 장기 레이스를 버텨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두산 베어스 감독으로 변신한 '라이온킹' 이승엽 감독과 박 감독의 지략 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공교롭게도 이날 이 감독의 취임식이 열렸다. 이 감독은 1995년 데뷔해 박 감독보다 1년 빨리 프로 무대에 입성했지만, 둘은 동갑내기 친구 사이다. 선수 시절 한국 야구의 황금기를 함께 이끈 두 초보 감독이 팀을 어떻게 재구성해 나타날지 주목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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