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실에는 감사가 넘쳐요] <상> 고마움 표현하는 법 배우며 '인성 쑥쑥'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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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24 07:14  |  수정 2022-10-24 07:20  |  발행일 2022-10-24 제12면
대구시교육청, 학교별 특색에 맞는 감사 실천 프로그램 운영
직접 만든 인형 전하거나 포스트잇에 감사·칭찬의 말 적어 전달
학생들이 교사 등 고마운 사람 직접 섭외해 인터뷰 진행하기도
청소년기 타인과 소통·공감하는 경험 통해 건강한 인성 만들어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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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돌아보고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대구관음초등이 '다정다감' 프로그램을 실시한 가운데 학생들이 감사한 사람에게 줄 감사카드를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사람이 사람과 가까이할 수 없도록 했고, 학교에서도 얼굴의 반을 가린 채 친구들과 말없이 앉아 있어야만 했다.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의무 착용이 사람들, 특히 학생들 간의 몸과 마음의 거리를 멀어지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우리는 감사와 배려의 마음으로 희망을 만들어 냈다.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염병의 위험 속에서 방진복을 입은 채 치료에 헌신하는 의료진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은 시민들 스스로에게서 생겨났고, 확산을 막고 남을 배려하기 위해 방역 수칙 준수에 모두가 앞장섰다. 그 덕분에 코로나19도 거의 다 몰아냈다.

이에 대구시교육청은 위기 속에 피어난 감사와 배려가 학생들 마음 속 깊이 자리 잡도록 하고, 교실과 가정, 그리고 사회생활 속 실천을 통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위기 속에서 피어난 감사와 배려의 마음으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대구지역 학교와 교실, 그리고 학생들의 모습을 상·하편에 걸쳐 소개한다.

◆감사한 마음이 넘쳐나는 나와 가정, 그리고 학교

대구시교육청은 1교 1브랜드 인성교육과 연계한 '나·가정·학교가 함께하는 감사하기' 실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을 건강하고 바른 인성을 갖춘 미래 인재로 키우기 위해서는 가정, 학교, 지역사회 모두의 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대구시교육청은 가정, 학교, 사회가 함께하는 지원체계 구축을 통해 학생들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정·지역 동행 인성교육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인성교육 역점 추진 과제로 '나·가정·학교가 함께하는 감사하기 실천'을 선정하고 가정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범시민적 실천 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학교별 특색이나 실정에 맞는 감사하기 실천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관음초등은 주변을 돌아보고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다정다감' 프로그램을 효의 달(5월), 친구사랑 주간(9월), 인성교육 실천 주간(10월) 등과 연계해 운영했다.

'다정다감'은 '다 함께 정을 나누고 다 함께 감사하기'의 줄임말로 학생들이 평소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의 마음을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방에게 전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5월 효의 달을 맞아 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먼저 감사한 일을 떠올려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또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전화를 드리거나 부모님께 사랑의 마음을 담은 꽃을 편지와 함께 전달하는 등 학생들 저마다의 방법으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9월 친구사랑 주간에는 친구에게 고마웠던 일을 떠올려보고 고마운 마음을 나름의 방식대로 전했고, 10월 인성교육 실천 주간에는 가까운 가족, 친구뿐만 아니라 우리가 놓치기 쉬운 주변의 감사한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친구들과 함께한 칭찬릴레이

"누군가에게 고맙다는 말이나 칭찬하는 말을 하는 것이 부끄러워 잘 하지 못했는데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어요. 앞으로는 고마운 일이 있을 때는 바로 표현을 해보려고 해요. 이렇게 서로에게 좋은 말을 해주다 보니 친구들뿐만이 아니라 어렵게 느껴졌던 선생님이나 선배들과도 좀 더 가까워져 학교생활이 더 즐거워진 것 같아요."

지난 3월부터 한 달가량 감사와 칭찬을 통해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는 새본리중의 '어깨동무 칭찬 릴레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반응이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가 운영하던 '1-3-3 감사하기 실천 운동', 즉 하루 세 사람에게 세 번 먼저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실천 운동 중 하나로, 친구뿐만 아니라 선후배 간, 교사와 학생 간에도 이뤄졌다. 학생들은 학급별로 마련된 릴레이 판에 포스트잇으로 감사나 칭찬의 내용을 수시로 적고, 복도와 현관 등에 전시하는 형태로 마음을 나눴다. 이를 통해 평소 잘 표현하지 못했던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면서 학생과 학생, 교사와 학생 간 소통이 잘 이뤄지는 데 이바지했다고 학교 측은 평가했다.

또 조례와 종례 시간, 또는 쉬는 시간 등을 활용한 '깜짝 감사문자 보내기' '행복나무 감사 포스트잇 붙이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이나 친구, 선생님에게 말로 하지 못했던 마음을 표현하는 시간도 가졌다.

새본리중 백성기 교장은 "이번 활동을 통해 모든 학교 구성원들 간에 유대감과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서로 간의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인성교육 활동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표현으로 감사 실천하기

학남고는 '고맙데이(Day) 감사 실천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타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프로젝트는 타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준비 단계로, 자기 이해를 위한 '나는 지금-상태 메시지' 프로그램, 인터뷰 형식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유퀴즈 ON 더 스쿨', 감사의 마음을 직접 전달하기 위한 '감사인형 만들기'로 이뤄졌다.

타인과의 공감과 소통, 감사는 자기 자신을 먼저 알아야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나는 지금-상태 메시지'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감정, 이루고 싶은 것, 나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등 자신과 관련된 것을 글과 그림 같은 형태로 표현해보면서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고 소통할 준비를 했다. 이후 이를 바탕으로 친구, 선후배, 교사 등 학교의 감사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인터뷰(유퀴즈 ON 더 스쿨)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학생들이 직접 감사한 대상자를 섭외한 뒤 준비한 질문을 바탕으로 감사한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형태로 진행됐다.

인터뷰에 참가한 1학년 한 학생은 "농구를 하다가 다리를 다쳤을 때 많이 도와준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은 있었지만 직접 표현을 하지 못해 미안했었는데, 이번 인터뷰를 통해 감사를 전할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친구니까 당연히 도와준 거라는 그 친구의 말을 들으니 기분도 좋고 우정도 더욱 깊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감사인형 만들기'를 통해 개성 있고 정성스럽게 제작한 인형을 고마운 사람에게 건네주며 따뜻한 마음과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학남고 왕한열 교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자기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공감하며 마음을 나누는 경험을 가짐으로써 남은 학창 시절을 즐겁고 보람차게 보내는 데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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