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러시아의 총알받이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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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24  |  수정 2022-10-24 06:45  |  발행일 2022-10-24 제25면

[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러시아의 총알받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러시아는 기본훈련도 제대로 받지 않은 신병을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하고 있다. 어떤 병사는 징집된 지 열하루 만에 투입됐다. 사격은 딱 한 번, 그것도 탄창 세 개 정도를 쏴보았을 뿐이다. 서방측 정보기관은 우크라이나 침략에 러군 20만명이 가담하였으나 그중 1/3 내지 1/2이 전사나 부상을 당했을 것이라고 한다. 그 전선에 구멍이 나자 임시 땜빵용으로 신병을 밀어 넣는 것이다. 한 군사전문가가 말한다. "문자 그대로 총알받이죠." 지난달 21일에 이른바 '일부 동원령'이 발표되자 비난이 거셌다. 동원은 예비군을 대상으로 해야 하나 실제는 아무나 데려간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1만6천명이 전장에 투입됐으며 그중 얼마는 5~10일의 훈련만 받았지만 700마일의 전선을 지키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애초 목표는 30만명 동원이었으나 여론에 부딪히자 22만명으로 낮췄다. 국방장관은 현재 20만명이 80개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고 했다. 벌써 전사자가 생겨 그들의 아연 관이 속속 돌아오고 있다.

모스크바에는 레스토랑, 상점, 사교 모임에 남성이 보이지 않는다. 지하철 내 출구에는 당국에서 나와 신분 확인 후 그 자리에서 징집영장을 건네니 누가 나오겠는가. 많은 남성은 징집을 피해 해외로 도피하였다. 계엄령을 선포하고 국경을 봉쇄할까 봐 미리 도피한 사람도 많았다. 카자흐스탄에 적어도 20만명이 도피해 있고, 조지아, 아제르바이잔, 이스라엘, 아르헨티나, 서유럽에도 수만 명이 탈출해 있다. 자식이나 남편을 군대에 보낸 가족은 더 걱정이다. 과연 살아서 돌아올까. 가족들은 차라리 병역기피로 감방에 가길 원한다. 푸틴이 있는 한 그들에겐 미래가 없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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