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마이스(MICE)가 대구관광도 살린다

  • 오익근 계명대 명예교수
  • |
  • 입력 2022-10-26 07:48  |  수정 2022-10-26 08:01  |  발행일 2022-10-26 제25면

2022102601000739700031841

코로나19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어도 대구의 관광 회복 기미는 그리 밝지 않다. 코로나로 인한 안전 추구형 여행 트렌드로 관광객은 대도시보다는 지방 중소도시, 도심보다는 숲이나 바다를 찾고 있다.

대구는 이러한 트렌드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다. 더군다나 외래 관광객 유치에 전력하던 대구관광재단이 대구문화예술진흥원으로 병합되는 바람에 대구 관광을 세계에 알리는 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국제회의도시로 지정된 대구가 관광객 유치를 등한시할 수는 없기에 대안을 찾아야 한다. 마이스(MICE)가 바로 답이라고 생각한다.

마이스는 시민에게 다소 생소한 용어지만 기업회의(Meeting), 인센티브 관광(Incentive Travel),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 및 이벤트(Exhibition·Event) 등이다.

마이스를 유치하고 관광을 홍보할 목적으로 2003년 대구컨벤션뷰로(DCVB)가 국내에서 처음 설립된 후 부산, 서울, 제주에서 잇따라 생기면서 전국적인 현상으로 퍼져나갔다. 요즈음에는 그 명칭이 관광재단으로 바뀌는 추세이지만, 그 역할은 매한가지다.

아무리 작은 도시나 지역이라도 마이스 국제행사를 유치하면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과 별반 다름이 없다. 마이스 참가자들도 관광객처럼 자고, 먹고, 즐기면서 지역에서 소비를 한다. 지난 15일 부산 기장에서 열린 2030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BTS 공연엔 5만여 명의 관객이 참여하였고, 229개 국가에서 라이브 스트리밍과 TV 생중계가 진행되었다. 기존 숙박예약이 콘서트 전후 일방적으로 취소당했다는 불만이 트위터에 떴다. 심지어 10여㎞ 떨어진 모텔도 평소 숙박료보다 9배 정도가 비쌌지만 방이 없어 쩔쩔맸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사례가 마이스의 효과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마이스 행사를 유치하게 되면 크게 3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마이스 참가자는 관광객이 지출하는 것보다 평균 1천달러 정도 더 쓴다고 한다. 주로 기업 대표가 참가하기에 씀씀이가 큰 편이다. 둘째, 참가자들은 개최지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어 국제적으로 지역 인지도가 높아진다. 이는 나중에 관광차 재방문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낳게 된다. 마지막으로, 지역산업을 발전시키는 촉매제의 기능을 한다. 관련 산업 컨벤션이나 전시를 통하여 외국기업과의 기술교류나 상품수출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중소기업들에는 외국기업과의 네트워크를 만들 소중한 기회가 된다.

세계컨벤션협회에 의하면 2021년 국제회의 개최 건수에서 대구는 국내 3위를 차지했다. 역대 주요 행사로는 세계에너지총회(123개국 7천여 명), 세계물포럼(168개국 1만5천여 명), 그리고 올해 5월 열린 세계가스총회(73개국 4천여 명)가 대표적이다. 마이스는 관광과 달리 정확한 방문객 숫자가 파악된다는 점에서 홍보의 가성비가 높다. 예를 들어, 대구CVB는 연간 20억원을 대구시로부터 지원받는데, 연구에 의하면 1년간 치러진 행사의 직간접 경제효과는 500억원이 넘는다.

관광경쟁력에서 대구는 부산, 제주, 서울, 인천 등과 비교해 우위에 있지 않다. 따라서 대구방문의 동기를 순수관광보다는 지역산업에서 찾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지역산업과 관광을 연결하는 역할이 마이스다. 대구는 IT, 의료, 수자원, 모빌리티, 에너지 등의 산업을 키워오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도 단단히 확보해 놓았다. 게다가 홍준표 시장의 미래 역점사업에는 로봇, 반도체, 인공지능, 빅데이터, 헬스케어 등 첨단산업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산업과 연관된 마이스를 유치하면 외래 방문객이 늘어나서 대구 관광을 살리는 확실한 대안이 될 것이다. 오익근 (계명대 명예교수)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