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민생 급하다면서 '방탄 국회'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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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27  |  수정 2022-10-27 06:49  |  발행일 2022-10-27 제23면

민생이 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더불어민주당이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 수사망이 이재명 대표를 향해 좁혀오자 '방탄 국회'를 자처하는 모습이다. 2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대표는) 국회의원이고 현재는 회기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속하거나 체포해야 한다면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회 운영의 실무책임을 맡는 지도부가 이 대표의 불체포 특권을 공식 언급한 것이다. 여권에서는 민주당이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시정연설을 헌정사상 처음으로 집단 보이콧한 것도 이재명 방탄 국회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본다. 민주당이 '비속어' 발언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관련한 검찰의 당사 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대한 항의 등을 이유로 내걸었지만, 속내는 다른 데 있다는 것이다.

시정연설은 정부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과 관련해 대통령이 직접 주요 정책과 국정 운영 방안을 설명하는 자리다. 민생과 직결되는 예산안에 대해 정부 입장을 설명하는 연설을 듣지 않겠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하기 어렵다. 과반 의석을 앞세워 검찰의 정당한 수사를 막으려는 당리당략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은 정의당과 다른 야당 의원들이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는 이유를 무겁게 받아들이길 바란다. 그리고 제1야당 대표라고 해서 법 위에 있을 수는 없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국회를 '식물'로 몰아가지 않기를 당부한다. 우리가 처한 국내외의 경제·안보 환경이 너무도 엄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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