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각본 없는 民生회의' 전격 공개…'진단' 합격, '대책' 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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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28  |  수정 2022-10-28 06:41  |  발행일 2022-10-28 제23면

27일 오후 2시부터 80분 동안 생중계된 '비상경제민생회의'는 신선했다. 무엇보다 유익했다. "쇼를 연출하거나 이런 거 절대 하지 말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회의 내용이 전격 공개됐다. 결과는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대통령과 경제 금융 수장, 수석비서관들이 가식 없이 우리 경제의 실상을 드러낸 '리얼토크(Real talk·진실한 대화) 쇼'라고 평가할 만했다. 위기일수록 국민에게 숨김없이 밝히고 협력을 구하며 공감을 얻어 정책 대안을 논의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대응이 없다.

아쉬움도 있다. 기업 부실을 막기 위한 효과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가 보이지 않았다. 작금 5대 그룹의 핵심 계열사마저 돈 구하기 힘들 정도로 돈줄이 막히고 있다. 금리마저 높으니 이중고다. 대기업이 이 정도니 중소기업과 지방 기업들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안전지대가 없을 정도다. 리스크 대응 차원을 넘어 위축된 경제를 적극적으로 활성화하는 조치들이 시급한데 시원한 답이 없었다. 아이디어만 있었다. 윤석열 정부가 '민간 주도' 경제를 강조해 왔지만, 경제가 어려울 때는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 비상시기엔 비상한 대책이 요구된다. 어제 회의는 '특단'의 대책에는 이르지 못한 느낌이다. '진단'은 합격점이었으나 '해결책'은 미진했다.

'기획' 단계에 머무는 정책은 쓸모없다. 중요한 건 '실행'이다. 성공적 정책 실행을 위한 제반 여건을 갖추는 건 정부 여당의 몫이다. 가장 중요한 '예산'과 '입법'을 위해서는 '협치'가 중요하다. 작금 정부 정책을 예산과 법으로 뒷받침하는 것은 여당이 아니다. 의회 다수당인 야당이다. 그게 현실이다. 삿대질만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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