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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30일(현지 시각)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열린 미국 원전 운영사 단체인 'USA 협회' 정기총회에 해외 원전 운영사로는 처음으로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가 참석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수력원자력을 제치고 폴란드의 첫 원자력발전소 건설 1단계 사업자에 선정됐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28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과 회담 뒤 우리의 원전 프로젝트에 안전한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이용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랜홈 장관도 “폴란드 총리가 미국 정부와 웨스팅하우스를 400억 달러 규모 원전 건설 1단계 사업자로 발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에너지 안보에서 양국 간 공조 강화를 다짐했다.
그랜홈 장관은 “이는 대서양 동맹이 우리의 에너지 공급을 다변화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며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것에 대항하는 데에 하나로 뭉쳐있다는 것을 러시아에 보여주는 선명한 메시지”라고도 했다.
이번 결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동부 유럽을 중심으로 안보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결정됐다.
폴란드 신규 원전 사업은 6∼9GW 규모(가압경수로 6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한수원,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 등 3곳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한국으로서는 그간 수주에 공을 들여온 폴란드 원전을 안보 논리를 앞세운 미국에 내준 셈이 됐다.
웨스팅하우스는 앞서 경쟁자인 한수원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에서 지식재산권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번 결정에 국내 원전 업계는 폴란드 원전 1단계 사업에서 한미 원자력 협정에 따라 웨스팅하우스와 한수원의 공조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때 세계 1위 원전기업이었으나 1979년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 사고 이후 신규 원전 건설이 지지부진해지면서 현재 독자적인 원전 시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다.
반면, 한국은 효율적이고 규격화된 원전 건설 경험이 풍부하고 가격 경쟁력도 훨씬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원전 건설 단가는 1㎾당 3천571달러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와는 별도로 한수원은 오는 31일 서울에서 폴란드전력공사(PGE), 폴란드 민간 에너지기업 제팍(ZEPAK)과 폴란드 패트누브 화력발전소 터에 원전을 짓는 폴란드 원전 2단계 사업에 대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할 계획이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송종욱
경주 담당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