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믿기 어려운 '이태원 참사'…대한민국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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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31  |  수정 2022-10-31 06:45  |  발행일 2022-10-31 제27면

그저께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3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핼러윈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150여 명이 사망하는 대규모 참사가 벌어졌다. 2022년 대한민국의 수도 한복판에서 일어났다고는 믿기 어려운 충격적인 비극이다.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이들 대부분 10~20대라고 하니 더욱 참담하다.

'이태원 참사'에 대해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세계 각국 정상들도 애도에 동참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서울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낸다"고 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올라프 슐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애도를 표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도 조의를 나타냈다.

정부는 사고 수습에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이태원 참사와 관련, 긴급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이태원 참사를 국정 최우선 순위에 두고 수습과 후속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11월5일 자정까지 일주일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 참사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는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는 것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사회시스템 구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파가 몰리는 지역 축제나 K팝 콘서트가 해마다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 정치권도 정쟁을 멈추고 사고 수습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관련법 개정도 서둘러야 한다. 국민적 슬픔을 조롱하고,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일어나서도 안 된다. 특히 소셜미디어에 근거 없는 괴담이나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이태원 참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대형 안전사고이다. 세월호 참사의 비극에도 안전에 대한 사회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일본의 경우 2003년 아카시 불꽃놀이 압사 사고를 계기로 대규모 군중이 몰리는 행사에 대한 특별 안전대책을 법적으로 마련했다. 법령 개정을 통해 '상주 경비' '교통 유도 경비'에 더해 '혼잡 경비'를 경찰의 업무로 규정했다. '안전 불감증'이라는 용어는 대한민국에서 사라져야 한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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