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카트·아파트도장·외벽청소…'대구産 로봇' 맹활약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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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4 07:07  |  수정 2022-11-04 07:12  |  발행일 2022-11-04 제11면
대구시 '서비스 로봇산업 육성' 박차
헬로캐디
TTNG가 생산한 골프카트로봇 '헬로캐디'.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서비스 로봇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로봇시장 트렌드에 맞게 기존 제조업 중심 로봇산업을 뛰어넘어 수요가 많은 서비스 로봇시장으로 산업보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다. 지역 서비스 로봇 기업들의 신시장 개척을 위해서도 팔을 걷어붙였다.

골프카트로봇 제조업체 'TTNG'
작년 매출 10억…1년전比 38%↑
하반기 美 수출 물량 1천대 예정

전문서비스로봇 제조 '로보프린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후 관심 집중
아트봇 공법 건설기술 등록도 마쳐

◆탄탄한 로봇 인프라

로봇산업은 민선 8기 홍준표 대구시장이 공들이고 있는 5대 미래신산업(반도체·UAM(도심항공교통)·로봇·헬스케어·ABB) 중 하나다. 특히 서비스로봇 분야는 대구시 중점 육성 산업 중 하나인 ABB와 연계해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간 시는 로봇 인프라 구축에 사활을 걸어왔고 그 노력들은 헛되지 않았다. 2010년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유치했고 2017년 로봇산업클러스터를 조성했다. 이미 현대로보틱스를 비롯해 ABB, 야스카와전기, KUGA, 스토브리 등 글로벌 로봇 기업들이 대구에 둥지를 틀었다. 대구국제로봇산업전, 대구글로벌 로봇 비즈니스 포럼 및 로봇경진대회도 꾸준히 개최되고 있다.

로봇 분야는 지역 산업지형을 바꿀 매개체로 주목받는다. 세계적 전략컨설팅 기업인 '보스턴 컨설팅' 자료를 보면,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1천600억~2천6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한다. 서비스 로봇 부문 성장세도 무섭다. 대구시 관계자는 "세계 로봇산업의 중심이 제조 로봇에서 서비스 로봇으로 전환 중이다.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은 2019년 310억달러에서 2024년엔 1천220억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서비스로봇은 크게 두 종류로 구분된다. 건강, 교육, 가사도우미 등 실생활의 보조수단으로 쓰이는 '개인서비스 로봇'과 건설, 국방, 의료 등의 분야에서 전문적 작업을 수행하는 '전문서비스로봇'이다.

◆대구산 골프카트로봇 수요 급증

대구에선 골프카트로봇 제조업체 <주>TTNG(대표 이배희)와 <주>로보프린트(RP)(대표 박정규) 등 서비스 로봇 기업들이 산업현장 및 일상생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서비스로봇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추세다. 전문서비스로봇은 올 초 중대재해처벌법 전격 시행에 따른 사업주의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에 본사를 둔 TTNG는 골프카트로봇으로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면서 골프카트로봇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TTNG 매출은 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7억원) 대비 약 38% 증가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TTNG가 이미 국내에 판매한 골프카트로봇만 약 200대에 이른다. TTNG의 골프카트로봇는 대당 350만~450만원가량이다. 주요 납품처는 경주코오롱CC(120대), 천안상록CC(4대), 제주로봇스카이힐CC(4대), 평택 해군체력단련장(20대) 등이다. 수출 전망도 밝다. 올 하반기에만 미국에 골프카트로봇 1천대를 수출할 예정이다.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급증한 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TTNG는 상품 다양화 및 기술개발에 주력, 서비스로봇 시장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재 환경미화원을 위한 청소카트 추종(따라다니는)로봇 기술을 개발 중으로 2024년쯤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PBOT
<주>로보프린트(RP)의 로봇이 건물 외벽 도색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구시 제공>

◆건설현장에 맹활약하는 도장, 청소로봇

대구에 본사를 둔 <주>로보프린트( RP)는 벽화로봇을 비롯해 아파트도장로봇, 건물외벽청소로봇, 노면표시도장로봇 등 전문서비스로봇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건설 현장에서 주로 사용된다. RP의 로봇은 사람을 대신해 위험한 작업을 진행하기에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로봇들은 매년 건물 외벽 도색 중 발생하는 추락사고 위험을 원천 봉쇄할 수 있다.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670건 중 건설업 비중(53%)이 높고, 재해 유형에서 '떨어짐' 비율이 46%(305건)를 차지한다. RP의 로봇은 건설 현장의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RP의 로봇제작 노하우도 무르익었다. 2007년 로보프린트 1호기를 제작했고 2010년 <주>로보프린트 법인을 설립했다. 2011년에는 현대건설이 주관한 기술경진대회서 금상을 수상했고, 벤처기업 인증(ISO9001)도 받았다. 2012년에는 현대건설과 MOU를 체결하고 한국벤처투자<주>의 매칭펀드를 유치했다. 2013년에는 한국기계연구원과 함께 크레인 탑재형 벽화로봇을 개발했다. 2014년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로봇페인팅서비스를 조달, 등록절차도 완료했다. 2015년에는 벽화로봇을 활용한 아트봇 공법의 건설기술 등록을 마쳤다.

서비스로봇 글로벌 허브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대구시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시는 △서비스로봇 생태계 구축 △서비스로봇 글로벌 표준모델 개발 및 보급·확산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조속 구축에 대한 국정과제 반영을 정부에 요청했다. 10여 년 전부터 로봇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주요 로봇기업을 유치해 '비수도권 1위 로봇산업 도시'의 입지를 굳힌 대구시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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