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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미래로 손꼽히는 내야수 김영웅〈사진〉은 올해 1군 무대 데뷔 첫 타석에서 벼락 같은 홈런을 쏘아 올리며 잠재력을 어필했다.
고교 시절 김영웅은 공격과 수비, 주루까지 모두 갖춘 '대형 루키'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3학년 땐 16경기에서 타율 0.462(52타수 24안타), 3홈런 15타점 26득점 13도루를 챙겼고, 1차 지명을 받은 이재현에 이어 2차 1라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재현과 함께 올 시즌 스프링캠프 명단에 들었고, 순조롭게 1군 도전을 준비하던 김영웅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훈련 도중 공을 밟으면서 오른쪽 발목 인대가 파열되고 말았다. 재활을 거쳐 그라운드에 복귀한 김영웅은 이번엔 반대편 발목을 다쳐 또 한 번 강제 휴식을 취했다. 이제 막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선수에겐 더없이 가혹한 현실이었다.
그러나 김영웅은 꿋꿋하게 재정비한 뒤 지난 9월13일 창원 NC전에 출전, 자신의 프로 데뷔 첫 타석을 홈런으로 장식하며 그간의 울분을 털어냈다. 김영웅은 "다친 게 힘들기도 했지만 배운 것이 많은 시즌이었다. 몸 관리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수비 훈련도 많이 했다. '올해만 야구 할 것 아니지 않나'하는 마음으로 차분히 준비했다. 힘들었던 만큼 더 열심히 훈련해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1호 홈런에 대해선 "막상 부상에서 복귀해 2군 경기를 뛰었는데 처음엔 실전 감각을 다 잃어버린 느낌을 받았다"면서 "다행히 (1군 첫 경기 때) 공이 잘 보였고, 타이밍을 잡는 데 집중했다. 상대 투수가 변화구를 던졌다면 삼진을 당했을 텐데 직구를 던져줘서 유리한 승부를 펼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의 고백처럼 김영웅은 아직 변화구 대처 능력에서는 보완할 점이 남았다. 올 시즌 1군 12경기에서 15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삼진을 7번 당했는데, 대부분 변화구에 속았다.
김영웅은 "특히 고영표 선수의 체인지업을 타석에서 겪어보니 훈련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타격할 때 양손에 힘을 다 뺐는데도 공을 맞히기가 쉽지 않았다. 오재일 선배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양손에 힘을 다 주고 쳐보라고 해서 시도했더니 결과가 괜찮았다. 지금은 왼손에만 힘을 주고 타격하는 자세를 연습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확실히 1군엔 한국에서 가장 잘 던지는 투수들이 모여 있다는 걸 실감했다. 몰리는 직구를 놓치지 않고 변화구 선구안과 노림수를 갖춘 뒤 타석에 서자는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교육리그에서도 풀스윙보다 맞춘다는 생각으로 훈련해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생산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영웅은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가 마무리 캠프 훈련에 한창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빼놓지 않고 흡수한 뒤에 12월과 1월, 개인 훈련을 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부분을 집중해 훈련하겠다는 목표다.
김영웅은 "(박진만 감독이) 훈련 시 하나하나 지켜봐 주고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줘서 감사하다"며 "팬들 응원을 받으니까 힘이 났다. 내년에도 라팍(삼성라이온즈파크) 팬들 앞에서 뛰고 싶다. 개막 멤버는 되지 못하더라도 10홈런에 도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글·사진=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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