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목마른 '푸른 피의 에이스' 삼성 투수 원태인, 비시즌 미국서 업그레이드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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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11  |  수정 2022-11-11 08:19  |  발행일 2022-11-11 제18면
겨울 동안 메이저리그 수준 훈련 위해 미국행

구위 떨어진 체인지업 연마…"내년 국제대회 모두 출전하고 싶어"

아직 목마른 푸른 피의 에이스 삼성 투수 원태인, 비시즌 미국서 업그레이드
올 겨울 미국으로 훈련을 떠나는 삼성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제공>

"데뷔 이래 가장 나쁜 체인지업이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자랑하는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은 예상 밖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원태인은 이번 시즌 10승을 수확하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챙겼고,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이닝 투구 기록(165⅓이닝)도 경신했다. 그의 체인지업은 리그에서 두 번째로 높은 구종 가치(17.7)를 기록했다. 고영표(kt·22.3)가 리그에서 가장 높은 구종 가치를 보였으나 피안타율은 원태인(0.197)이 고영표(0.220)보다 낮았다.

원태인은 "스스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서 슬라이더 비중을 높였다. 그런데 후반기 들어서 슬라이더가 읽히면서 장타를 많이 맞았다"며 "체인지업이 상태가 나쁘면 던지면서 수정해야 했는데 슬라이더에 의존했다. 이번 겨울 동안 체인지업에 시간을 투자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2021시즌 원태인은 새로운 토종 에이스의 등장을 알리는 활약을 펼쳤다. 그 덕분에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승선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이제 4년 차인 원태인의 노하우가 아직은 부족했던 걸까. 올 시즌 전반기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원태인은 "그동안 전반기에 좋다가 후반기에 체력이 떨어지는 패턴이다가 작년엔 후반기까지 페이스를 이어가서 좋은 결과를 냈다.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느라 회복 훈련에 집중했고, 올 시즌 준비를 천천히 진행했던 게 화근이 됐다. 시즌 개막까지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스스로 쫓겼다. 값진 경험이었고, 올해는 다른 방향으로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원태인은 비시즌 기간 미국으로 떠난다. 메이저리그 수준의 훈련을 최대한 많이 습득하기 위해 벌써 몸을 만들고 있다. 올해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을 채워 다음 시즌 더 높은 곳을 노리고자 한다.

원태인은 "다른 팀들이 가을야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부러움이 커졌다. 작년에 포스트시즌 기억이 나서 더 그런 듯하다"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한 건 긍정적이다. 컨디션이 나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웠다. 이제는 컨디션이 나쁠 때 실점까지 최소화할 방법을 찾아보려 한다"고 했다.

이어서 그는 "내년에 국제 대회 3개(WBC·아시안게임·프리미어12)가 열리는데 전부 다 출전하고 싶다. 도쿄 올림픽에 다녀와 보니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뿌듯함과 자부심이 생겼다. 왜 다들 태극마크를 잊지 못하고 욕심내는지 알겠다. 리그에서 바라는 성적을 거둬서 대표팀에 승선하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원태인은 이제 후배들이 롤모델로 삼는 선배가 됐다. 반대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젊은 선수이기도 하다.

원태인은 "나도 누군가를 롤모델 삼아 운동했기에 나보다 어린 선수들의 롤모델이 된 것에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나 역시 뷰캐넌과 수아레즈에게 많은 걸 배우고 있다. 특히 수아레즈는 선발투수로서 운이 따라주지 않는데도 내색 한번 하지 않는 걸 보면서 팀 에이스의 책임감을 느꼈다"며 "다음 시즌엔 팬들 응원에 보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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