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의약품 중복 복용 피하려면

  • 이향이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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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15 07:23  |  수정 2022-11-15 07:23  |  발행일 2022-11-15 제16면
해열제·소화제 등 중복 복용 사례 많아
복용중인 약 기록해 보관하는 습관 필요
제형 다른 동일 의약품 등도 유의해야

이향이
이향이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장>

의약품을 복용하는 경우 의도적으로 동일 성분·효능군의 약품을 중복하여 사용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만성질환 치료를 위해 평소 정기적으로 여러 종류의 의약품을 사용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단기간의 복용 중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동일한 성분의 의약품을 중복하여 과다하게 복용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중복 복용은 자칫 특정 성분의 복용 허용량을 초과하여 과다 복용하는 결과를 낳아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중복 복용사례는 해열진통제류, 감기약 종류, 카페인, 소화기계 약물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주 발생하는데 의약품 복용 시 지켜야 할 몇 가지 원칙을 정해둔다면 보다 안전하게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자신이 복용 중인 약을 기록해 보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약국을 방문하는 환자 중에서도 가끔 작은 수첩에 건강검진기록이나 복용 중인 약의 리스트를 꼼꼼하게 메모해 소지하고 다니는 분을 만나는 경우가 있는데 약사로서 고마운 마음까지 들곤 한다. 이런 리스트를 가지고 다닌다면 어떤 병원이나 약국을 가더라도 훨씬 안전하게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현재 복용 중인 약뿐만이 아니라 집에서 상비용으로 구비해 두고 있는 의약품이 있다면 그런 의약품들까지 함께 기록해 활용한다면 때론 새로운 의약품을 구매하지 않고 보관 중인 의약품을 사용할 경우도 있으므로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치료용 조제약일 경우 더욱 그러하다. 실제 약국의 조제 단계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실시간으로 약물중복 여부를 점검하는 DUR 시스템을 확인해 보면 중복사례가 꽤 많이 확인되고 있다.

둘째, 처방의약품과 일반의약품 간 혹은 일반의약품과 일반의약품 간에도 중복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보통 환자나 가족이 스스로 일반의약품을 선택하여 복용할 경우 제품별로 함유된 여러 가지 성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기가 어려우므로 대부분 제품설명서에 적혀 있는 효능, 용법을 보고 복용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각각의 제품에 동일한 성분이나 동일한 효능군으로 분류되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이의 중복, 과다 복용이 일어날 수가 있다. 실제 감기약 종류의 경우 워낙 다양한 제품이 존재하다 보니 중복 복용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또 카페인도 감기약 종류, 진통제류에 함유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평소 자주 먹는 식음료 중에도 들어있는 제품이 많으므로 과다 복용할 우려가 높은 성분이다.

그리고 의외로 많은 사람이 유사한 성분의 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제형(형태)이 다르면 다른 의약품으로 인식해 함께 복용하는 사례가 많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알약이나 캡슐 형태의 감기약을 복용하면서 거의 같은 성분 조성의 액상 형 감기약을 함께 복용하는 식이다. 특히 요즈음 차처럼 물에 녹여 마시는 형태의 제품이 인기가 있는데 실제 의약품보다는 차 종류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트로키제'라고 해서 입안에서 사탕처럼 녹여 먹는 형태의 소염진통제는 다른 경구용 소염진통제와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 진통제류를 과다 복용할 우려가 있다. 동일한 의약품이 제형을 달리하여 출시되고 있다는 점은 꼭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의약품 복용은 불편하더라도 안전성이 우선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복용 전 반복하여 확인하고 점검하는 습관이 꼭 필요하다.이향이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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