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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프랜차이즈 스타 구자욱<사진>은 올해 부진했다. 2015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후 가장 적은 경기(99경기), 타석(442타석)을 소화했고 타율은 0.291(409타수 119안타)에 그쳐 통산 둘째로 낮다. 홈런(5홈런)도 타점(37타점)도 볼넷(27볼넷)도 가장 적은 시즌을 보냈다.
비록 그의 성적이 나빴다고 하더라도 내년 시즌 구자욱이 박진만 삼성 감독 구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구자욱이 그동안 보여준 능력만큼 여전히 큰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서다.
구자욱 자신도 누구보다 이를 잘 알기에 '굳이' 마무리 캠프를 자청해 오키나와행을 택했다.
구자욱은 "마무리 캠프 참가 결정이 쉽진 않았다. 시즌 종료 후 일주일가량 쉬었는데, 지금부터 준비해야 내년 스프링 캠프를 더 효과적으로 소화할 수 있으리란 판단이 섰다. 아무래도 봄에 갑자기 훈련에 들어가면 다시 몸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다른 각오를 안고 일본행 항공기에 몸을 실은 만큼 구자욱은 몸을 사리지 않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박한이 타격 코치가 기술 훈련 중 구자욱에게 "손댈 것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이미 수준급 실력을 갖추고 있는데도 스윙 한번 허투루 휘두르지 않는다.
수비 훈련을 할 때도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찾아가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구자욱은 "힘들긴 정말 힘들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러닝이 가장 힘들다. 지금껏 살면서 단기간에 이렇게 많이 뛰어본 적이 없다"면서도 "몸이 아픈 것도 아니고, 쉴 이유를 찾지 못했다.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더 힘을 내게 된다. 후배들도 당장 성과를 얻진 못할 수도 있지만 차츰 좋아지는 부분을 반드시 찾을 수 있으니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구자욱은 박 감독이 천명한 '신구조화'와 '내부 경쟁을 통한 선수층 강화'를 이뤄낼 적임자다. 신예와 베테랑 사이에 있는 연차인 데다 이미 후배 선수들과 뒤섞여 운동하며 경쟁을 펼치고 있어 스프링 캠프부터 시작할 본격 시즌 준비 때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어서다.
구자욱은 "평소 아침잠이 많은데 훈련이 힘들어서 그런지 일찍 잠들고 아침에도 저절로 눈이 뜨인다. 내가 좋아서 하는 야구다. 그렇기에 힘든 훈련도 이겨낼 수 있다"면서 "끝까지 굳은 의지를 유지하려고 한다. 남은 캠프 기간에도 부상 없이 소화하고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 많은 것을 얻어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글·사진=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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