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혁신의 길Ⅴ- 독일의 직업훈련과 평생교육 시스템 .7] 성인교육연구소(DIE)…국가 지원하에 성인교육 체계화…최근 사회통합교육 큰 비중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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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30 07:09  |  수정 2022-11-30 07:15  |  발행일 2022-11-30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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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의 도서관은 독일어권 세계에서 성인 교육을 위한 최대 규모의 학술 전문 라이브러리로 발전했다.

독일은 전 세계에서도 독특한 직업훈련 교육으로 유명하지만 평생교육체계 또한 잘 구축돼 있다. 독일 평생교육은 매우 체계적이고 입체적으로 전개되는 것이 특징이다. 평생교육 태동기부터 단순한 여가 프로그램보다는 지적 욕구 충족과 지식의 확산이라는 가치를 현재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 6만여 개의 평생교육 제공 기관이 있고, 교수자는 53만명 정도다. 독일 교육체계를 단순 분류하면 학교교육, 직업교육, 평생교육 등 3개로 나눌 수 있다. 학교교육과 직업교육을 제외한 나머지 교육을 평생교육으로 보면 된다. 재교육이라는 개념도 있다. 재교육은 직업교육과 비직업교육으로 구분하는데 평생교육은 비직업교육이 중심이다. 독일 연방교육연구부(BMBF)는 최근 국가교육 추진 전략을 세우고 직업 훈련과 평생 학습을 최우선 목표로 정했다. 이유는 더 많은 사람이 디지털 변화에 전문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평생교육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2030년까지 평생교육 참여율을 65%로 높이는 목표를 세웠다. 나아가 국가 평생교육 회의를 구성하고 문해력 향상과 소외 그룹에 대한 기회 확대 등 5개 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시민 지적욕구 충족 위한 성인교육
1960년대 경제 회복기 비약적 발전
1990년대 교육 콘셉트 주변국으로 확산

현재 평생교육 제공기관 전국 6만개
디지털화 전문적 참여 도모 교육 강화
2030년 교육 참여율 65% 상향 목표

최근 난민 문제 대응 위해 변화 시도
외국이주민 늘며 언어교육 등 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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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 도서관 내부.

◆독일 평생교육의 역사

근대적 관점의 독일 평생교육은 19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독일에서는 독서클럽, 박물관 모임, 문학 토론, 사상 토론, 특강, 강연 등이 활발했다. 성인들이 저녁에 모여 지적 욕구를 충족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1863년 전독일노동자협회, 1871년 독일 대중교육지능협회가 설립되면서 본격적인 성인교육이 시작된다. 독일 평생교육은 이 당시 재교육이라고 불렸고 후에 평생교육을 거쳐 현재는 성인교육과 평생교육을 같은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성인교육은 산업사회로 이행하면서 직업교육과 만나 직업재교육으로도 확대됐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으로 성인교육은 거의 설 자리를 잃었고 독일 첫 민주 정부인 바이마르공화국에서 사회 각 분야 성숙과 더불어 성인교육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됐다. 이때 많은 성인교육기관이 설립됐다. 나치는 성인학교 프로그램을 나치 선전도구로 활용해 성인교육이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2차 대전 후 전승 국가들은 탈나치화와 민주국가 건설, 독일 재건 등을 위해 다시 성인교육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독일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든 1960년대부터 독일 성인교육은 비약적인 발전을 시작한다. 노동시장이 성숙하고 시민사회의 공동체가 활성화되면서 시민의 지적 욕구와 자기만족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성인교육이 활성화됐다. 전폭적인 국가의 지원 아래 성인교육법령이 제정되고 대학 학부에 전공학과가 신설되는 등 성인교육의 구조화·체계화 과정을 밟는다. 이후 독일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성인교육 시장이 확대됐으며, 1990년대는 유럽연합 출범과 더불어 독일 성인교육 콘셉트가 인근 국가로 확산하는 국제화 과정을 밟는다. 당시부터 좀 더 성인교육의고급화, 질적 향상에 대한 욕구가 커졌으며 이후 관련 연구가 본격화됐다.

현재는 당면한 사회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과제(목표)에 집중하고 있다. 성인교육 역량 강화, 국제비교연구 등과 더불어 문맹률을 낮추기 위한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의 많은 노력에도 이민자 증가 등으로 문맹률이 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과거 국제적 금융위기와 최근의 난민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한 성인교육체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민자 증가 등으로 사회통합을 위한 언어교육, 문해교육 등에 치중하고 있다.

◆독일 성인교육연구소 라이프니츠 평생 학습 센터(DIE : Das Deutsche Institut fur Erwachsenenbildung/Leibniz-Zentrum fur Lebenslanges Lernen e.V.)

DIE는 성인교육 및 학습 분야에서 60년 이상 연구한 독일 최고의 성인교육연구소다. 현재 직원은 130여 명이다. 독일 연방정부와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Nordrhein Westfalen) 주정부의 재정으로 설립됐다. DIE는 성인의 개인 개발, 민주적 사회 참여 및 고용 가능성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 결과와 지식 이전, 연구 인프라를 기반으로 평생교육의 질을 높이고 성인교육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관이다.

1957년에 독일 성인교육협회의 교육청(PAS)으로 프랑크푸르트 마인에 설립됐다. 설립 후 몇 년 동안 성인 프로그램 설계의 질적 향상, 특히 독일 성인 교육 센터의 강사의 자격 강화에 중점을 뒀다. 도서관도 설립했다. 1960년대부터 성인교육의 이론과 실천에 관한 책과 성인교육에 관한 자료를 발간했다.

1970년대에는 정치적 지원에 힘입어 인적·재정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1980년대에는 이주민, 실업자, 문맹자 등 이른바 교육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교육사업의 문제를 연구하는 데 몰두했다. 건강 및 환경 교육에도 중점을 뒀다.

1990년대에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됐으며, 이를 기점으로 모든 성인 교육 기관을 위한 종합센터의 역할을 맡게 됐다. 평생교육과 관련된 기관 네트워크 △평생교육 연구 △평생교육 기관의 조직 및 구조에 관한 연구 △평생교육 교육자 능력 개발 △평생교육 관련 잡지 발간 및 데이터 구축 등이다.

라이프니츠협회 준회원이자 DIE 연구원(wissenschaftliche mitarbeiterin research associte)인 수잔 라케(susanne lattke)씨는 "성인교육은 나이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난민 등 외국 이주민이 늘면서 언어교육과 사회통합교육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21세기 새 역할

밀레니엄의 전환기에 연구소는 새로운 연구 우선순위를 정했다. 직원의 전문화와 구조적 데이터에 비중을 두기 시작했다. 연구소 본사를 본(bonn)으로 이전하고 라이프니츠 협회의 회원이 됐다. DIE의 도서관은 독일어권 세계에서 성인교육을 위한 최대 규모의 학술 전문 라이브러리로 발전했다.

DIE는 젊은 인재도 육성한다. 대상 그룹은 견습생, 박사과정생 및 박사후과정생 등이다. DIE는 젊은이에게 직업적 미래를 형성할 수 있도록 사무실 관리 사무원, 도서관 전문 미디어 및 정보 서비스 전문가, 시장 및 사회 연구 전문가 등의 견습생을 교육한다. 박사과정교육과 박사후과정 젊은 과학자들에 대한 지원도 3가지 프로그램으로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평생교육기관

전국 6만여 개 평생교육기관 가운데 지역 성인교육센터(VHS·Volkshochschule)가 가장 대표적이다. 성인교육센터(VHS)는 주로 지자체가 운영하거나 재정지원을 하는 성인교육 및 추가 교육을 위한 비영리기관이다 . 정치·사회·환경강좌, IT 관련 강좌, 외국어 강좌, 외국인 및 이민자를 위한 문해 교육, 보건 교육, 문화와 디자인 교육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 가운데는 여행·소풍 프로그램도 있다. 전국 성인교육센터 협회를 통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가족교육센터(Familienbildungsstatte)는 전통적으로 출산 및 가족 준비 과정(베이비시터 교육), 부모-자녀 강좌, 교육심리학 강좌, 창의적 여가시간 강좌, 건강 및 영양 강좌 등이 주류를 이룬다. 여성, 예술 및 사회 분야, 다문화 교육, 종교교육 등도 이뤄진다.

지역 대학에서는 대부분 시민대학(Burgeruniversitat)을 운영한다. 대학에서 시민에게 인문·사회·과학 분야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폐쇄성 강한 독일 대학이 시민에게 개방을 했다는 데 의의가 있으며, 그 운영 형태는 학교별로 다양하다.

민간교육기관도 많은데 일정 조건을 갖추고 승인을 받아야 운영 가능하다. 우리나라 자격시험용 직업학원처럼 주로 직업과 관련된 자격 취득 과정이 많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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