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무적함대' 침몰시킨 모로코 "첫 중동 월드컵, 아랍권의 희망"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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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07 15:00  |  수정 2022-12-07 15:06  |  발행일 2022-12-08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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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축구 대표팀의 골키퍼 야신 부누가 7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스페인과의 경기 승부차기 때 상대 킥을 막아내고 있다. 부누의 두 차례 선방에 힘입어 모로코는 승부차기 점수 3-0으로 스페인을 누르고 사상 첫 8강 진출을 이뤘다. 연합뉴스
SOCCER-WORLDCUP-POR-SWI/REPORT
포르투갈 축구 대표팀의 곤살루 하무스가 7일 열린 스위스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뒤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하무스의 맹활약에 힘입어 스위스를 6-1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연합뉴스

모로코가 '무적함대' 스페인을 누르는 이변을 연출하면서 아랍의 자존심을 지켰다.

모로코는 7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딩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3-0으로 이겼다.

이번 월드컵 16강 대진표는 조별리그에서 일어난 '언더독의 반란'으로 의외의 국가들이 대거 진출했다.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아시아 3개국이 16강 돌파를 노렸지만, 세계의 벽을 느끼며 탈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모로코는 달랐다. 스페인을 상대로 '짠물 수비' 전략을 꺼내 들었고, 전반 내내 유효 슈팅 하나 허락하지 않았다. 스페인에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없는 점도 모로코를 도왔다. 중원까지는 공을 돌리면서 서서히 전진할 수 있었지만, 페널티 박스 근처만 가면 패스 줄기가 차단당했고, 슛을 날릴 여유도 빼앗겼다.

후반전에도 모로코는 견고한 수비를 자랑하며 스페인을 막아섰다. 후반 10분 겨우 첫 번째 유효 슈팅을 날린 스페인은 후반 추가 시간 다니 올모가 프리킥으로 득점을 노렸지만, 모로코의 야신 부누 골키퍼가 선방했다. 연장전에서도 양 팀은 지루한 공방을 지속했고, 스페인이 연장 후반 골대를 맞춘 것이 이날 가장 극적인 장면이었다.

승부차기에서는 모로코 수문장 '야신' 부누가 영웅이 됐다. 스페인은 1번 키커 파블로 사라비아가 골대를 맞춘 데 이어 2번 카를로스 솔레르가 부누에게 코스를 완벽히 읽히며 실축했다. 3번 키커로 스페인은 주장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나섰는데 부누가 또 한 번 몸을 날려 선방하며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모로코는 사상 첫 8강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중동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아랍권 국가로는 유일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한 데 이어 다음 라운드까지 올라서면서 자존심을 지켜냈다. 아프리카 국가인 모로코는 1990년 카메룬, 2002년 세네갈, 2010년 가나에 이어 8강에 진출한 네 번째 아프리카 팀이 됐다.

한편, 16강 마지막 대진 포르투갈은 스위스를 6-1로 대파했다.

이날 포르투갈은 간판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벤치에서 대기시켰다. 대신 출전한 곤살루 하무스가 해트트릭을 달성하면서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의 용병술이 대성공했다.

하무스는 전반 17분 각도가 없는 지역에서 강력한 슛으로 선제 득점을 챙겼고, 2-0으로 앞선 후반 6분 땅볼 크로스를 왼발로 처리해 멀티 골에 성공했다. 이어 4-1이던 후반 22분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감각적인 골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팀 네 번째 득점 땐 어시스트도 챙겼다.

2001년생인 하무스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준결승 프랑스와 경기에서 18세 나이로 해트트릭을 달성한 펠레(브라질) 이후 월드컵 토너먼트 최연소 해트트릭 기록 선수가 됐다.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8강에 진출한 포르투갈은 모로코와 준준결승에서 맞대결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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