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한화그룹의 3조원 규모의 산업단지 태양광 발전설비 투자를 계기로 '탄소중립도시'를 전격 선언했다. 오는 2030년까지 13조원을 투입키로 하는 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다. 특히 산단 입주기업들의 'RE100(기업 사용전력의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 확보는 지역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쟁력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중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대구시는 5대 대표과제·8대 분야별 핵심과제 등 총 85개 과제가 담긴 '2050 탄소중립 전략'을 전격 발표했다. 이 전략에는 자체 온실가스 배출량(기준연도 2018년 897만t)을 2030년과 2040년까지 각각 45%, 70% 감축해, 2050년에는 순배출량 '0'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가 담겼다. 총 사업비 규모는 13조원으로, 민자와 대구시 재정이 함께 투입된다.
이번 전략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대구지역 17개 산업단지 공장 지붕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대대적으로 설치하는 프로젝트이다. 이 사업은 산과 바다에 설치돼 자연환경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기존 태양광 사업과는 차별화된다. 공장 지붕을 활용하는 대구발(發) 친환경 태양광 발전 모델을 국내외에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온실가스 배출량 95만t 감축)하면 대구 산업계는 'RE100'이란 세계적 트렌트에 발맞춰 신도약의 발판이 마련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국적 기업은 물론, 국내 대기업들은 속속 RE100에 가입하는 추세다. 앞으로 대기업들이 지역 진출을 고려할 때 해당지역 기업들의 REC(신재생에너지 사용을 국제적으로 인증하는 공급인증서) 여부가 큰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헌 대구시 정책총괄단장은 "기업들이 RE100을 확보해야 해외 수출이 유리해지고, 대기업은 지역 기업과 손을 잡을 때 이게 있느냐 없느냐로 비즈니스 성패가 갈리는 시대가 왔다"며 "대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는 대구 기업들에게 큰 강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가 제시한 5대 대표과제는 △산단 지붕 태양광 설치 △그린 모빌리티 대구(친환경 대중교통 시스템) 구축 △탄소 중립 시민실천활동△중수도 시스템 구축 △숲 도시 대구 프로젝트 (온실가스 40만t 흡수)등이다. 8대 분야별 과제목록엔 환경기초시설 가스 자원화·산림, 농축산 분야 탄소흡수원 보호 관리·친환경 탄소중립 산단 조성·신재생에너지 보급·녹색건축물 보급 확대 등이 포함됐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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