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좀비 바이러스

  • 장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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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15 06:41  |  수정 2022-12-15 06:43  |  발행일 2022-12-15 제23면

지난 4일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프랑스·러시아·독일 연구진이 시베리아 야쿠츠크 지역 영구동토에서 5만여 년 전 호수 밑에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바이러스를 포함, 인류가 처음 보는 바이러스 13종을 발견했다고 한다. 일부는 3만여 년 전에 죽은 시베리아 늑대의 창자에서 나왔다. 이번에 발견된 바이러스는 아메바에게만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람이나 가축 등에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활성화 속성을 갖고 있어서 '좀비 바이러스'라고도 한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기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영구동토가 녹고 있기 때문이다. 영구동토는 여름에도 녹지 않고 최소 2년에서 수만 년까지 빙점 이하로 유지되는 지하토양이다.

전 세계 숲의 30%나 되는 북극 주변 아한대 침엽수림조차 급감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잦은 산불과 병해충의 증가도 침엽수 생육을 막는다. 방치하면 조만간 침엽수림이 대초원으로 변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모기떼가 창궐해 주민과 가축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영구동토층에 저장된 1조6천억t의 탄소마저 뿜어져 나오면 설상가상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14세기부터 400년간 지속한 소빙하기의 경우 지구 평균 기온이 0.2℃가 내려갔는데도 대기근과 흑사병이 세계를 강타했다. 산업혁명 200여 년 만에 지구 평균 기온이 1.1℃ 상승했다. 이 추세라면 남극 대륙 빙하까지 모두 녹을 수밖에 없다. 해수면이 평균 57m나 올라간다. 올해 유례없는 가뭄·홍수·산불이 전 세계를 휩쓸었다.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지구가 말기암을 앓고 있다. 칼과 창을 녹여서 지구온난화를 막을 보습과 낫을 만들 때다.

장용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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